어른을 위한 창작동화
공 모양, 둥근기둥 모양, 상자 모양
이렇게 세 친구가 같이 살고 있었어요.
공 모양과 둥근기둥 모양은
굉장히 뽐내기를 좋아했고요.
상자 모양은 조용히 있는 것을
더 좋아했답니다.
공 모양 친구가 말했어요.
"나는 어디서나 데굴데굴 잘 구르지."
그러면서 데구루루 굴러가기 시작했어요.
이때 가만히 서있던 둥근기둥 모양이 말했어요.
"잘난 척하지 마. 너만 구를 수 있는 거 아니야.
나도 옆으로 누우면 데굴데굴 잘 굴러갈 수 있다고.
어디 한번 볼래?"
둥근기둥 모양이 옆으로 척 누우면서
데굴데굴 굴러가는 시범을 보였어요.
공 모양과 둥근기둥 모양이
구르기 이야기로 시끄럽게 떠드는 동안,
이때까지 가만히 듣고만 있던 상자 모양은
자기도 굴러보려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았는데요.
아무리 해도 굴러지지가 않았어요.
상자 모양은 몸에 동글동글한 부분이
없었거든요.
거기다 다른 두 친구들에겐 없는 것이
상자 모양에겐 있었어요.
몸에 뾰족한 곳(꼭짓점)이 8개나 있었거든요.
그래서 바닥에 굴러보려고 힘을 줄 때마다
너무 아파서 구를 수도 없었어요.
모서리라고 불리는 선까지 날이 서서
바닥에 계속 부딪치며 아팠어요.
두 친구에겐 쉽게 되는 일들이
상자 모양에게는 되지 않으니까
너무 속이 상해서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흑흑... 나도 굴러가고 싶어. 너희들처럼."
공 모양과 둥근기둥 모양은
서로 잘난 척만 하기에도 바빴었는데,
상자 모양 친구가 너무 슬퍼하니까
그 모습이 너무 안되어 보였어요.
그래서 상자 모양을 열심히
위로해 주기 시작했어요.
"아니야. 너는 구르기는 못하지만
분명히 좋은 점이 있을 거야.
둥근기둥 모양이랑 같이 찾아볼게."라고
공 모양이 먼저 말했어요.
둥근기둥 모양도 잠시 고민하더니
"너도 잘하는 것이 있을 거야."라며
위로해 주었답니다.
상자 모양은 서로 잘난 척만 하고
자기에겐 관심도 없던 친구들이
자기를 위로해 주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 얌전히 있던 평소와는 달리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다가,
바닥에 잘못 떨어졌지 뭐예요.
친구들은 깜짝 놀랐어요.
"상자 모양아, 조심해!"
공 모양도 걱정했고,
"상자 모양아, 너 괜찮니?"라고
둥근기둥 모양도 물었어요.
그런데요.
상자 모양은 평평한 얼굴(면)이 6개나 되어서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에도 쓰러지지도 않고
금방 중심을 잡고 잘 서 있을 수가 있었답니다.
공 모양이나 둥근기둥 모양 친구들은
중심을 못 잡고 데구루루 굴러갈 때도 많거든요.
상자 모양은 잘못 떨어져도 중심 잡고 설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러댔어요.
"얘들아! 방금 봤어? 나 안 쓰러져."
드디어 자신이 잘하는 것을 발견한
상자 모양이 너무 신나 하니까
두 친구들도 같이 기뻐해 주었어요.
이제 잘하는 거 하나를 찾게 됐으니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기분이 좋아진 세 친구들은
색종이로 예쁜 옷을 만들어 입고,
그 자리에 다시 모이기로 했어요.
누가 더 멋진가 뽐내기를 해보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모였을 때 보니
평평한 면이 6개나 되는 상자 모양만
6가지 색깔로 각 부분을 알록달록 예쁘게
꾸미고 나타났답니다.
몰라보게 예뻐진 상자 모양을 본
공 모양과 둥근기둥 모양은
그 모습을 보고 샘이 났어요.
두 친구는 상자 모양처럼 많은 면을
갖지 못했기에, 덜 화려해 보였거든요.
상자 모양이 혼자만 굴러갈 수 없다며 슬퍼할 땐
기꺼이 좋은 마음으로 위로해주고 싶었는데,
혼자만 가장 화려하게 꾸밀 수 있는 걸 보니
너무 배가 아프지 뭐예요.
공 모양과 둥근기둥 모양이
너무 샘이 나서 입을 삐죽이고 있는데
그걸 본 상자 모양이 두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공 모양아! 둥근기둥 모양아!
내가 면이 6개나 있어서 6가지 다른 색깔로
옷을 만들어 입을 수도 있으니까, 너희들은
그러한 나를 부러워할지도 몰라.
대신에 나는 너희들에게는 없는 고통이 있단다.
너희들에게는 없는 뾰족한 부분(꼭짓점)이
8개나 있어서, 조금만 부딪쳐도 너무 아파.
오히려 나는 둥글둥글한 너희들이 정말 부러운걸."
그 말을 듣고 보니,
공 모양과 둥근기둥 모양은 상자 모양이 가진
아픔은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제야 자기들이 상자 모양에게 삐죽 댔던 게
미안해지기 시작했죠.
공 모양, 둥근기둥 모양, 상자 모양 친구들은
이제부터는 다른 친구들의 모습이 멋진 것을
부러워만 하지 않고, 기쁘게 칭찬해 주기로 결심했답니다.
왜냐고요?
각자 자신들의 모습도 남들이 갖지 못한
예쁜 모습을 갖고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세 친구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자랑스럽게 걸어두기로 했답니다.
있는 그대로의 매력적인 모습을 말이에요.
"자, 얘들아! 모두 준비됐지?
상자 모양의 말에 두 친구도 힘차게 대답했어요.
"그럼 준비 됐지!"
세 친구는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