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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마음을 갖는 법

by 고스란

물은 물결이 일지 않으면 스스로 고요하고, 거울은 먼지가 끼지 않으면 저절로 밝다.

그러므로 굳이 마음을 밝게 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흐린 것을 버리면 스스로 맑아질 것이다.

또한 굳이 즐거움을 찾으려 애쓸 필요가 없으니 괴로움을 버리면 저절로 즐거울 것이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채근담>, 홍자성, p.150






최근 나름 뿌듯한 일을 정성껏 준비하고 잘 마쳤다.

그런데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이상했다. 뭘 더 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다.

다른 일은 손에 안 잡히니 책이라도 마음 편히 읽으려고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자리를 잡고 책의 읽던 부분에서 뚝 떨어진 한쪽을 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순간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신이 책장을 펴준 것만 같았다.


'즐거운 마음을 갖는 법'이라니.

단숨에 쭉 읽어 내려갔다.

미소가 지어지며 체한 것이 내려가듯 답답한 것이 해결되었다.


지금은 더할 것을 찾을 것이 아니라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을 덜어낼 때였다.

마음에 물결이 일고 있었고 먼지가 끼어있었던 것이다.

나도 알고 있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다.

내가 무얼 해야 할지 알기에 곧 다시 고요해지고 밝아지고 즐거워질 것이다.






즐거운 마음을 '갖는' 법은 없다.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위나 앞에 무언가 쌓이고 덮여 못 느낄 뿐이었다.

즐겁기가 쉬워졌다.

다만 무언가가 쌓이고 덮이고 있을 때 얼른 알아채고 되도록 빨리 걷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즐거움을 보기 위해 꽤나 애를 써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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