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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 Nov 07. 2022

선 그림, 후 식사


선그림 후식사  / 22년 11월 3일 (목, 맑음)



특별한 그림 소재는 특별한 일과 함께 온다. 그래서 그림 소재를 걱정하는 날이 좋은 날인 것이다. 그릴 것이 없어 식사메뉴를 그리는 날을 감사한다.


아침 식사로 만든 유부 초밥을 입에 넣기 전에 그리기부터 했다. 밥알 모양을 하나씩 눈으로 따라가며 그린 후 채색까지 하다 보니 아점 식사가 되었다.


점심도 마찬가지로 '선 그림 후 식사'로 했다. 미니 단호박 황금빛 속살을 그릴까 하다 그림 소재로는 심심하여 얼룩덜룩 복잡한 무늬를 택했다.


점점 관찰하는 것이 재밌게 느껴진다. 힘 들이지 않고 집중된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종종 맛보는 희열감이 있는데 이날이 그랬다. 오히려 오늘은 잘 그려야지 하는 그런 날일수록 손은 굳어버리고 눈은 안개가 끼어 잘 보이지 않는다.


매일은 어쩌다 잘 되는 날과 대체로 잘 되지 않는 날의 반복이지만, 길게 보면 대체로 잘 되는 날로 되어 가는 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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