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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걸 Sep 26. 2023

영국드림을 꿈꾸는 사람들

어떤 이들에게는 영국은 이민을 위한 드림국가/영국 내 사람들의 세대교체

또다시 브런치에서 글을 써보라는 문구가 도착했다.

사실 몇 주 전에 도착했는데, 무시했다.

아니 무시가 아닌 생존을 위하여 어쩔 수 없었다.

인간에게 있어 기본적인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다 보니까, 글쓰기도 나에게는 사치로 다가왔다.


매슬로우 욕구단계설에 비추어 보면, 나는 안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최대한 발버둥 쳤다고 생각한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3개월이 나에게는 마치 3년처럼 느껴진다.


출처: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륀룬드, 팩트풀니스, 옮긴이 이창신, 2019, 앞표지

나의 정신적, 심리적으로 느끼는 상태를 가장 쉽게 이미지화시킨다면, 책 팩트풀니스를 보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그동안 한국에서 12년 동안 소득 수준 4단계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영국에 역이민을 와서 나의 실지의 삶의 상황은 3단계에 와 있었다. 더 심하게 말하면 2단계라고 말해야 옳다.


오래된 집은 여기저기 문제가 발생했고, 기본적인 삶을 위협하는 일들이 발생했는데, 수리를 하려고 했더니, 가히 천문학적(과장된 표현이므로 이해바람) 금액으로 견적서를 받게 되자, 멘털이 나갔다.

결국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견디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위의 그림에서 4단계에서 심리적으로는 2단계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출처: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륀룬드, 팩트풀니스, 옮긴이 이창신, 2019, 뒤표지

나는 생각했다. 

나는 왜 이런 삶을 힘들어할까?

신앙적으로 외국의 오지로 선교를 나가시는 분들은 4단계의 삶에서 1단계 또는 2단계의 삶을 사시고 계신데?

그것과 비교하면 호화스럽고 편안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왜? 나는 이렇게 힘들게 느끼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의미가 없어서다.

지금 내가 이곳에 와 있는 이유는 부모로서 해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 중에는 자녀의 성공과 행복이 자신의 삶의 의무인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도 나처럼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노후된 임대주택 수리하시는 인부

딸이 심한 인후통을 동반한 감기로 5일 정도 지나는 동안 그나마 부여잡고 있던 멘털이 나갔고, 당연히 나도 감기에 걸려버린 것이다.

영국의 가을이 시작되자, 환절기로 인하여 딸의 친구들은 물론이고, 옆집의 딸까지 전부 감기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 

우수개소리로 옆집의 티나는 이야기 했다.

동네에 있는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초등학생을 둔 엄마가 말씀하시기를" 간신히 7주 여름방학이 지나고 9월이 되어 학교에 보냈더니, 학교 친구들에게서 감기를 옮겨와서 또다시 일주일 동안 고생했다"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나쁜 기억들이 떠오른다.

비빌언덕이 없던 나에게 한없이 버겁기만 했었던 자녀양육. 그래서 나는 나의 딸이 자녀를 낳는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지를 할 수가 없다.

내가 젊어서 딸을 도와줄 수도 없는데ㅠㅠ


일을 하는 엄마에게 있어서 자녀가 아프면 가뜩이나 심리적인 압박감이 높은데, 게다가 주위에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친정, 시댁이 없다면 정말 환장하는 곳이 바로 영국이다. 놀이방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영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천국인셈이다. 

물론,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으로 인하여 소득 수준의 향상과 아직까지는 공공요금의 민영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이 나락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한국이나 영국이나 앞날이 걱정된다. 

국민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고 투표 한번 잘못하면, 끝없이 추락한다.

영국에서도 약 10년 전에 정치 판도가 바뀐 후,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처참하게 서민생활을 어려워졌고,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었다. 


워킹클래스에 머물던 사람들이 하층민으로 떨어졌고, 중류층은 붕괴되었으며, 상류층은 더욱 부를 추적한 상황이라고 할까? 물론 이러한 현상은 이곳 영국만 그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전면허 취득을 위하여 운전을 시작한 사람의 차량에 붙은 스티커

요즘 거리에는 운전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다. 스쿠터와 자동차, 버스까지 전부 "L"자를 달고 다니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영국 내 사람들의 세대교체라고 볼 수 있다. 

60대가 은퇴를 하니까, 당연히 그 자리는 젊은이들이 대체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의 연령대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70~80대는 사망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살았던 집들은 정부에서 대대적인 내외부 수리를 하고 있다. 

아마도 이렇게 수리된 집들은 어린 자녀들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분들에게 배정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거리도 빠르면 10년, 늦어도 20년 후에는 젊은 세대들로 전부 교체될 것이다. 


딸의 친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가족들인데, 그들이 머물고 있는 임대주택단지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이웃들이 바뀐다며, 힘들다고 하면서, "엄마, 우리 집 근처에는 그런 일이 아직 없으니까 감사해야 돼~"

이놈의 감사병은 유전인지, 한국에서 이곳으로 와서 생활환경이 4단계에서 2단계로 떨어졌음에도 딸은 감사타령을 하고 있다ㅠㅠ.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지금의 20대의 젊은이들의 부모는 40~50대이다. 그리고 그들의 조부들은 70~80대이다. 

이렇듯, 한세대는 저물고 새로운 세대는 떠오르고 있다. 60대의 세대들은 서서히 은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앞으로의 세상은 그들의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은 시대의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은 세계경제가 아무리 암울해도 젊음이라는 것을 무기로 나아가려고 할 것이고, 인생의 삶의 막바지로 달리고 있는 나는 삶의 의미를 잃고서 방황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오늘 아침 BBC뉴스에서 정치인이 나와서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홍콩 등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영국으로 올 수 있도록 20,000명이라나 뭐라나, 돕겠다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뉴스를 보면, 작년부터 시작된 영국의 자국민들인 홈리스 사람들에게는 복창을 떠지게 만드는 말일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천정부지로 치솟는 렌트비로 인하여 어린아이들이 있는 30대 가정들이 임시보호시설과 호스텔등을 떠돌며, 살고 있다. 

자국민에게는 무능한 정부가 외국의 탄압받는 이들에 관한 자비라... 인류애를 생각한다면, 이상적으로 그래야 하지만... 정부야 그러면 혹시 자국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조금 더 많이 짓는 것은 어떨까? 이 말은 한국 정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지 않을까???


영국의 유럽탈퇴로 인하여 최근 영국정부에서는 비자심사가 까다로워졌고, 물론 영국인들이 유럽으로 갈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3단계 또는 2단계의 소득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가들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영국으로 영국드림을 오고 있다. 아마도 마지막 막차는 작년정도였던 것 같다. 몇 달 전에 영국 비자건이 변경될 것이라고 기사거리를 본 것 같다. 


20년 전에 헝가리, 슬로바키아인들이 아직은 유럽연합에 합류하기 전에 불법적으로 영국에 들어와서 돈을 벌었었다. 그러다가 이들 나라가 유럽연합에 합류한 후, 그들의 삶은 합법적으로 영국으로 이주하여 삶의 질을 2단계 높였다. 그들이 현재 40~50대이며, 그들의 자녀들은 이미 2세대, 3세대로서 혜택을 보고 있다. 

현재의 동남아에서 오신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일을 해서 본국으로 돌아가 신분상승을 이루는 것과 같다. 

한국의 1980년대 미국으로 아메리칸드림을 위하여 떠났던 교포1새대와 2세대의 모습과 같다고나 할까?


내년부터는 영국이 자국의 국경을 닫을 것이므로, 유럽의 못 사는 나라의 평범한 사람들은 불법적으로 영국으로 들어와서 돈을 벌 것이다. 특히 20대를 중심으로... 마치 역사는 반복되는 것처럼... 그래서 어쩌면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하는 것인가?


요즘 영국 내 머리 좋은 이민 2세대의 젊은이들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영국에서 탈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만난 24살의 은행직원은 한국의 신한은행에서 Job오퍼를 받았는데, 한국어 실력이 모자라서 포기했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위항여 세종학당재단의 온라인 코스를 알려주었다.

한국의 경제적 발전을 이곳 영국에서 체감하게 된다는 것을 25년 전에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누가 그랬던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금의 수준의 유지하려고 한다면, 너의 상황은 더욱 악회 될 것이라고...

과거를 탓한들 달라지는 것이 없기에, 시선을 돌려 현재에 집중하고자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로부터 글을 써보라는 두 번째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했다. 


당부의 말씀: 불면증과 심리적 압박감으로 글을 쓰고 있으므로, 저를 구독하시고 계신 분들께, 양해말씀드립니다. 시어머님조차도 징징거리는 소리를 하기 싫어서 전화를 드리지 않는데...

아무튼 다시 힘을 얻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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