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운전대를 잡고 출근하는 아침 시간 차 안이 좋다. 아이들과 복닥복닥 동동동 출근, 등교 준비를 정신없이 하고, 시동을 걸고 회사로 달려가는 동안 숨을 몰아쉬며 한 템포 쉬는 느낌이랄까??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나는 해야 할 것도, 챙겨야 할 것도 참 많다 보니 그 많은 가짓수만큼이나 놓치는 것도 참 많다. 때론 이불 킥을 하며 후회할 일들도 생기고, 때론 타이밍을 놓친 게 안타까울 때도 있다.
첫째 워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나는 워니가 학교 생활을 잘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잘 몰랐다. 그저 하루하루~ 매 순간순간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도록 알려주긴 했지만 이 아이가 과연 잘 적응하고, 제대로 해나가는 걸까? 내내 의문이었는데... 쭈니를 입학시키고 난 후 워니가 얼마나 똑똑한 아이인지 깨달았다. ^^;;;;;; 물론, 워니 때는 내가 육아휴직 중이라 워니가 하교 후 돌봄 교실 갈 일도 없었고,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오면 맨날 맛있는 간식이 기다리고 있었던데 반해, 쭈니는 엄마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간 까닭에 하교 후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가는데 자기만 돌봄 셔틀 타러 가야 하는 상황이 힘들어서 입학초 꽤나 고생을 했었다. 매일 아침 눈물바다였고, 쭈니는 맨날 배가 아팠다..(꾀병이 아니라 정말 아팠다...ㅠ.ㅠ) 그렇게 엄마가 일하기 때문에 참 안쓰러웠던 8살 쭈니의 초등학교 한학기도 어김없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갔고... 우리 쭈니는 초반에 고전했던 것에 비하면 다행스럽게 초등학교 첫 한 학기를 무사히 마쳤다. (물론, 담임선생님의 조력이 엄청 큰 도움이 됐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다시 생각을 곱씹어보면 워니 1학년 담임선생님과 사뭇 대조되는 정말 너무나 감사한 선생님을 쭈니가 만났다. 오래도록 감사함으로 따뜻하게 기억될 인연이다.)
심지어 엄마가 뒤늦게 알아서 칭찬 타이밍을 놓치긴 했지만, 이런저런 과제나 학교생활을 잘할 때마다 받는 칭찬스티커 쿠폰을 5장 모은 3명 중에 우리 쭈니도 있었다..(세상에나..... 엄마가 바빠서 과제를 못 챙길 때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떨 때는 아침에 지나가는 말처럼 "엄마~ 냉장고에 에너지 아끼는 색칠 공부한 거 붙여두고 사진 찍어서 선생님께 문자 보내라고 했는데..."라고 말해서 "그래?"라고 내가 엉겁결에 사진 찍어서 문자를 전송한 후 알림장을 보니 그런 내용이 쓰여있기도 했다. 내가 먼저 챙겨야 할걸 아이가 놓치지 않고 체크한 게 참~ 신통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옆에 끼고 하나하나 다 챙겼던 누나보다도 어쩌면 더 야무지게 학교 생활을 했던 모양이다...^^;;;)
누나 1학년 때에 비하면 그림일기 하나 쓰는 것도, 책 한 줄 읽는 것도 참~~~~ 힘겨운 쭈니지만 ㅎㅎㅎㅎㅎ 그래도 쿠폰 5장 채운걸 보니 제 나름 최선을 다해 1학년 1학기를 보내주었던 듯싶어서 내심 대견하다.
그렇게 일하는 엄마만큼이나 제 나름 최선을 다해 1학년 한 학기를 보낸 쭈니도, 이제 6학년이라고 말귀도 제법 알아듣고 스스로를 잘 챙기는 워니도 각자 위치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음이 문득 감사한 요즘이다. 아이들 점심 식사 걱정으로 시작 전부터 내내 걱정이 한가득이었던 방학도 어찌어찌 3주가 지나고 이제 한주 남았다.
남편과 내가 서로 휴가를 나눠 쓰며 케어하고 아이들이 이런저런 오전 방학특강을 들으며 나름 허투루 보내지 않았던 방학이다. 내가 일하다 보니 늘 안쓰러운 아이들. 하지만 막상 부딪치는 상황마다 아이들은 나보다 더 의연했다.
그렇게 아기아기 하던 우리 쭈니도 제 몫을 다 하며 보낸 2021년의 시간들... 새삼 무척 감사하다. 남은 2021년 그 일상 속에서 만나게 될 크고 작은 상황에서 나도, 워니와 쭈니도 성실함으로 최선을 다 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