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 너에게 박수를~~
● 2021.7.16.(금)
● 찌는 듯 더운 여름
● 워킹맘 다이어리 #105 :: 최선을 다한 너에게 박수를~~ 정정당당! 늘 공정을 먼저 생각하는 네가 멋져~!
새 학년이 바뀔 때마다 학급회장 임명장을 들고 오던 워니가 초등학교 마지막 2학기 전교 학생회장 선거에 나간다고 했을 때, 내심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학창 시절 늘 회장을 도맡아 했던 남편과 달리, 난 한 번도 학급 회장을 해 본 적이 없었기에....^^
해마다 학급회장 임명장을 받아오는 워니가 대견했다. 의욕이 있는 것도 대견했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도 참 멋졌기에 늘 아낌없이 지지하고 항상 응원했다.(이번 전교 임원 선거는 엄마의 인사발령으로 엄마가 너~무나도 여유가 없었기에 함께 고민해주질 못했다.)
전교 임원 선거는 혼자 출마가 아닌 셋이 팀을 꾸려나가야 하기에 다소 걱정이 됐다. 함께하는 팀원들과 공약을 준비하고, 영상을 만들고, 포스터를 준비하는 워니를 보며, 워니의 의욕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워니야~~ 당선이 안 된다고 해도 절대 실망하지 마. 넌 이미 너무 멋진 아이야. 임명장을 이미 해마다 받았잖아.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네가 너무 대견해."
선거 결과가 나오던 날~ 나는 타 지역에 출장 중이었다.
6팀 중 1위 팀과 21표 차로 워니팀이 2위 득표라는 톡을 보는 순간.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우리 워니가 정말 멋진 게
2위라서 아쉬운 게 아니고 자기가 받은 득표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멘트를 날렸다. 정정당당! 공정! 한 워니는 정말 큰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어른들의 정치세계에서처럼 야합과 비열함이 난무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 어떤 부정이나 청탁 없이... 매사 깔끔하게 공정함을 원칙으로 도전하는 워니를 보며 정말 너의 멋짐 인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난 워니를 학교에 입학시킨 첫 해... 정말 인생에서 큰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이때의 트라우마를 다소 잊었는데 작년에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다시 분노 게이지가 상승했었고... 그 전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교사 분 역시 혀를 내두르며 과거 있었던 일에 대한 불공정함을 공감하는 것도 물론이고 공식적으로 공지되기 전에 교사라서 먼저 취득하게 된 정보를 가지고 그것도 지극히 사적 이익을 위해 학부모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아침 이른 시간 전화를 건 그 자체가 옳지 않다고 조언해주며 그 전화에 대한 제안에 내가 동의하지 않기를 말한 일이 있었다. 전화 내용은 언론에 회자되는 고위공직자의 자녀 입시비리와 유사할 만큼 현직 교사의 지극히 사적 이익 추구라 학부모인 내가 공식적으로 학교나 교육청에 이의를 제기하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5년 전.
1학년을 마칠 때 아이는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반에서 1등은 워니지만, 넌 이미 한번 상을 받았으니 양보해서 이번 상은 4등한테 줄게~"라는 말을 담임선생이 반 아이들 앞에서 했고, 반 엄마들 사이에 이 말은 금세 회자되었다. 나를 위로하는 엄마도 있었고, 담임을 비난하는 엄마들도 있었고, 4등 소리 듣고 상 받았으니 그 엄마는 얼마나 자존심 상하겠냐 말하는 엄마들도 있었다. 당시 1등이라는 '인정'은 받았지만 최선을 다한 걸 넘어서서 정말 힘들게 과제를 했던 8살 워니는 졸지에 양보를 하게끔 일방적으로 양보함을 당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정말 내가 분노했던 포인트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까닭에 당시 담임선생과 4등인데 상을 받은 아이의 엄마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고 둘이 친밀하게 수상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설마 아이의 과제 성취도를 평가하지 않고 어떻게 친분으로 상을 주겠어.. 했었는데.... 설마가 현실이 되는걸 내가 경험하게 될 줄이야. 이 일이 있었을 때 정말 수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때 저녁마다 정유라가 승마로 이대 입학하면서 부당하게 떨어진 다른 한 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정유라 입학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1등임에도 떨어진 학생이 우리 워니가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얼마나 억울했던지...) '갑질'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시작할 때였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내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난 재량권을 넘어서는 부당한 갑질을 경험하게 되다니..라는 생각에 당시 너무 억울하고,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서 정식적으로 학교나 교육청에 항의를 해야 하는 건가? 많이 고민했었다. 재량권을 남용한 행위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며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시켰을 때 고작 1학년을 마친 아이에게 교사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위계에 의한 또 다른 불이익이 주는 건 아닐지..(그 후에 대화들을 곱씹어보고, 동네 엄마들에게 회자되는 그 선생에 대한 평을 들어보니 참.. 나쁜 사람을 만났다. 후후~~)
그때 일주일 넘게 잠을 못 자며 맘고생을 하다 보니, 체중이 5kg가 줄 정도로 난 힘들었다. 아이가 최선을 다하고도 그 최선에 대한 보람을 얻지 못한 상황이 그것도 어른들의 인맥에 의해 고작 8살 아이가 그런 부당한 일을 겪어야 하는 게 너무~ 억울했다. 그리고 내 아이가 누가 보고, 들어도 부당한 일을 겪었는데도, 내가 쉽게 액션을 취할 수 없는 게 속상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무척 화가 나는데 그때
1안, 2안, 3안을 써가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할 때.. 나의 마음을 정리해준 이가 있다.
"언니, 1학년 교실 안에서 그 상의 의미는 '인정' 이야. 담임선생님이 그 4등인 엄마와의 친분관계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건 누가 봐도 불공정하고 잘 못된 거지만, 언니가 그걸 공론화한다고 한들 그 종이 쪼가리 상장 되찾는 게 지금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래도 담임이 조금이나마 양심은 있었네.. 본인이 생각해도 워니가 누가 봐도 1등이라고 할 만큼 과제를 잘 해왔으니 모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워니가 1등'이라고 인정해주고... 아이들도 저마다 제 엄마들에게 워니가 1등이래~라고 말했잖아. 1등은 워니인 거고... 친분 관계에 있던 엄마 입장에서 자기 아이가 4등인데 워니한테 양보받아서 그 종이 쪼가리 상장 한 장 받은 게 얼마나 자존심 상할 일이겠어? 언니~ 만약에 이게 대학 가는 데 필요한 표창이었다면 지금 언니 이러고 있으면 안 되고 변호사 사서 소송해야지... 근데 그 상장의 의미는 '인정'이고, 워니가 인정받았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하고 언니 건강 챙겨. 앞으로 더 크게 자랄 워니 생각해서 언니가 그냥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빨리 잊어. 정작 워니는 해맑잖아."라고 말해주는데 그제야 난 겨우 진정이 됐었다.
내가 그 당시 억울했던 건, 어쩌면 워니에게 내가 너무도 과하게 과제를 시켜서 워니를 힘들게 했던 게 미안했던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엄마가 육아휴직 중인 동안 하나라도 더 야무지게 하라고 그 어린 워니에게 많은 과제를 하게 만들었는데 "네가 1등인데, 이미 너는 상 받아봤으니, 상장은 아이들 보는데서 4등인 아이한테 네가 양보한다고 말하고 4등한테 줄게~~"라는 그 말에 아이에게 내가 미안함이 너무 커서 더 크게 절망하고, 더 많이 억울했던 것 같다.
그 일이 벌써 5년 전이다.
그리고 그 일을 겪은 후 나에게 현명한 도움말을 줬던 그녀의 말대로 워니는 크게 크게 성장하고 있다. 부당한 방법을 철저히 배제하며 늘 정정당당하게 제 스스로 노력하며 결실의 기쁨을 맛보는 워니가 정말 자랑스럽다.
(오랜 시간 한 동네 살며 워니를 취학 전부터 지켜본 이들이 하는 말. 언니~~ 워니는 그냥 두면 알아서 잘할 것 같아... 워니 정말 큰 일할 거야 ^^)
'공정'을 원칙으로
늘 정정당당하게
제 스스로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 하는
워니가 네가 정말 너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