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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Jun 24. 2021

누군가 내 기분에 딴지를 걸 때

 회사 선배가 유독 나에게만 딴죽을 거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동료나 후배들은 별말 없이 처리해 주는 사안도 내가 보고하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나에게 뭔가 불만이 있는 건지,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그렇다고 속 시원하게 말해주지도 않습니다.


 후배가 교묘하게 반말을 하는 것처럼 말끝을 흐립니다. 다른 선배들에게는 정확한 언어로 깍듯하게 대하는데 나에게는 은근슬쩍 얼버무려 당황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일은 아니고요, 인상을 쓰지 않고 싸가지 없는 말대꾸도 없으니 뭐라고 하기도 애매모호합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왜 그래?" 직접적으로 물어본들 "내가 뭘?" "아무 일 없는데요"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사람 괜히 무안해질 거고요. 그렇다고 그 상황을 말로 설명하자니 소심하고 치사하게 보일 것 같아 참고 돌아섭니다.

 누군가 내 기분에 딴지를 거는 것 같을 때, 그렇다고 어디 가서 고백하기도 어려운 이런 감정들 느껴본 적 없으십니까? 그리고 이럴 때 어떻게 해소하십니까?  




 운동화 속에 들어가 있는 자그마한 돌멩이처럼 별것 아니면서도 신경 쓰이게 하는 사소한 일들 앞에 한 친구는 이렇게 생각한답니다.

 "아냐, 기분 탓이야."

 불길하다고 느끼는 마음이 불행을 가져오기도 하죠. 가끔은 그저 기분 탓이라고 가볍게 넘겨 버리는 게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저 기분 탓으로만 돌리려고 해도 자꾸 그 상황이 떠오릅니다. 무관심한 듯하면서도 못마땅해하는 선배의 표정, 은근히 기분 나쁜 후배의 말투가 심기를 툭툭 건드립니다. 단순히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싶다가도 '그래도 아닌 것 같은데'하는 변덕스러운 감정 때문에 하루 종일 기분이 엉망입니다.


 그러자 친구가 부연 설명을 합니다.

 회사 선배가 유독 나한테만 딴지를 거는 것 같을 때, 그렇다고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으면서 그럴 때는 이렇게 생각한다네요. '나한테 관심 있나? 아님 내가 좀 잘나서 그런가?'

 교묘하게 후배가 말끝을 흐릴 때 '어라? 자유로운 영혼이네. 나랑 친해지고 싶은 건가?' 그렇게 생각해 버리면 그냥 끝난다고 합니다. 근데 이걸 깊이 생각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아주 피곤해지니까요.


 뭔가 일이  풀리지 않거나 꺼림칙한 느낌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기분 탓이라는 대답이 종종 들려오곤 합니다. 정말 그게 기분 탓인지모르겠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애매하고 옹졸해 보이는 그런 일들은 ‘내가 기분이 그래서 그런가?’ ‘날이 이래서 그런가?’ 넘겨 버리고 나면 실제로도 아무  아닌 때도 많이 있었으니까요.

 며칠 지나 선배의 다정한 말 한마디에, 후배의 씩씩한 인사에 '내가 잘못 생각했네"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내가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 때까지 기분은 여전히 저기압입니다. 어떤 때는 저기압이 태풍을 몰고 오기도 합니다.

 사소한 이유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기분 탓으로 돌려 기분 좋아지고 싶을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에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걸 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감동적인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말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듣기보다는 가사 한 소절을 곱씹어 듣고, 영화 한 장면 집중해서 보는 거죠. 집중을 하게 되면 사소한 감정은 잊어지고 덩달아 기분이 전환되고요. 기운도 차리게 됩니다. 노래나 영화뿐만 아니라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행동, 사물, 그리고 주변 사람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억누르지 말라고 합니다. 작은 것에도 상처 받기 쉽고 사소한 것에 의기소침해지는 내가 마치 잘못된 것 같고 예민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남들과 다른 것 같아 속상하고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다르지 않으려고 꾹 참고,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그게 더 힘들게 합니다.

 알고 보면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고 건강한 감정인데 말이죠. 울고 싶을 땐 울고, 의기소침한 감정을 적절하게 푸는 행동을 합니다. 또한 저에게 섭섭한 말과 행동을 한 사람과 그 상황은 잊어버리라고 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은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조차 못 할 때도 많으니까요.


 세상은 햇빛이 쨍쨍한 맑은 날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론 흐리고 비가 오고, 때가 되면 눈도 내립니다. 하루 중에도 맑았다가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처럼 감정 또한 변덕이 심합니다.

 그러니 늘 즐거울 수만은 없습니다. 불쾌할 때도, 화가 날 때도 슬플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 기분이라는 감정이 하루 동안의 분위기를 좌우하고 심지어 삶을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기분을 잘 다스리는 것도 인생을 잘 살아가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평소에 신경 쓰이던 이웃집 소음도, 누군가의 잔소리도 기분이 좋아지면 대수롭지 않게 들리듯이 말이죠.  

 



 누군가 내 기분에 딴죽을 거는 것 같은 지금 이 순간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팍팍 내쉬는 한숨보다는 하하 웃을 줄 알고, 괜한 곳에 신경 쓰다 심각해지기보다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요, 스스로 기분 좋아지는 방법을 만들다 보면 일상은 즐거운 기분으로 행복한 시간이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기분 탓으로 즐거워지기도 합니다.


 "기분 탓일 거야"라고 말한 친구가 옆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들이켭니다. 그리곤 얼음을 와그작 와그작 부셔 먹고 있습니다.

 "넌 왜 그러냐?"라고 물으니 지금 요상한 기분을 털어내는 중이랍니다. '오늘 내 기분이 예민하구나' 하면서요. 그 모습을 본 나도 얼음을 마구마구 씹어대기 시작합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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