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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Jun 22. 2021

어제와 다른 오늘은 디테일의 차이, 틀린 그림 찾기처럼

 "상위 1% 눈썰미 소유자만 찾을 수 있습니다".

 "우뇌에 스위치! 우뇌의 달인이 되는 게임!!"

 이런 광고 문구가 붙어 있는 게임입니다. 똑똑한 두뇌 트레이닝이 되고 어린이들의 두뇌발달에 최고라고 추켜 세웁니다. 이 게임으로 심리테스트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최근에 나온 게임은 아닙니다. 어릴 적 자주 했던 게임이었고요, 어른이 된 요즘 다시 하면서 추억에 빠지곤 합니다. 


 두 가지 그림이 나옵니다. 얼핏 보면 똑같아 보입니다. 눈을 부릅뜨고 집중을 해서 보면 미세하게 다른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틀린 그림 찾기 게임인데요, '틀린'이 아닌 '다른'이 적절한 표현입니다. 다른 그림도 전혀 어색하지는 않으니까요. 다른 그림 찾기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지만 틀린 그림 찾기는 이미 한 브랜드가 대표 단어가 되어버린 터라 틀린 이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틀린 그림 찾기 게임은 누구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죠. 규칙이라고 해봐야 다르게 그린 그림을 시간 안에 빨리 찾는 게 전부입니다.

 잡지책이나 신문에 나온 틀린 그림 찾기 게임을 연필로 하나씩 동그라미 치면서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틀린 그림을 5개 찾으라고 하면 잘 찾다가도 마지막 하나를 찾지 못해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그러다 찾기라도 하면 좋아 어쩔 줄 몰라하고, 끝끝내 못 찾으면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추억에 젖은 사람이 적지 않아서인지, 진짜 두뇌 트레이닝에 효과가 있어서인지 몰라도 틀린 그림 찾기 컨셉은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되어 지금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똑같은 그림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틀린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색깔이 다른 건 찾기가 그나마 용이하고요, 모양이 다른 것도 자세히 보면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하게 다른 모양이 색깔에 묻혀 있으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엔 전체를 보면서 찾아내고 위아래로, 좌우로 혹은 지그재그로 훑어가며 틀린 그림을 찾아냅니다. 그러다 마지막 하나를 남겨 두고는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보고 또 봐도 못 찾을 때가 있습니다. 옆을 지나가다 본 친구가 금방 찾아내기도 하죠. 찾고 나면 왜 이걸 보지 못했는지 엄청 아쉬워합니다.  




 똑같은 배경에 똑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 틀린 그림 찾기처럼 우리가 사는 일상도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와 오늘, 일상 속에서는 별다를 바가 없습니다. 회전문을 열고 나가면 다시 회전문으로 들어오듯이 언제나 만나는 사람, 늘 하는 일, 즐겨 보는 프로그램, 삼시 세끼 먹는 음식까지 거기서 거기가 대부분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단체 채팅방에 모여 수다를 펼칩니다. 늘 하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어제 했던 비슷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별반 차이가 없는 내용입니다만 거기에 어제와 다른 오늘의 메뉴, 오늘의 구경거리, 오늘의 날씨와 감정을 살짝 보태면 아주 새로운 대화가 시작됩니다. 뻔한 내용인데도 어제와 약간 달라진 이야기에 웃고 공감하며 때론 놀라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리가 사는 이야기, 일상에 소소한 이벤트. 어제와 오늘이 비슷비슷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들이 이 대화의 몸짓을 키워줍니다. 


 삶은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고 하죠. 그렇다고 밋밋하게 살면 한없이 심심합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어제와는 다른 재미를 맛보며 오늘을 산다면 삶이 밋밋하지는 않을 겁니다.

 색다른 음식을 찾아서 먹어보고,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던 친구에게 연락도 하고요, 지나가는 할머니의 무거워 보이는 짐도 들어들이고, 뻔한 빈말이라도 진심을 담아서 해보고요.

 하나 마나 한 일처럼 보이지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이런 소소한 일상이 쌓여 즐거움이 되고 마음도 넉넉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이야기에 몇 마디 보탤 수 있는 오늘의 이야깃거리, 만들어 볼까요?

 우뇌가 발달하고 재미에 빠지면 스트레스도 해소하는 틀린 그림 찾기처럼 얼핏 보기엔 똑같아 보이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수다를 떨다 보면 근심도 걱정도 잊어버리고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버릴 수 있는 그런 이야깃거리 말입니다. 


 오늘과 어제는 마치 틀린 그림 찾기처럼 비슷해 보이겠지만요 그 안에서 조금씩 다른, 작은 디테일들이 그려진 그림들을 찾아내다 보면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되어 있을 겁니다.

 판박이처럼 되풀이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른 오늘을 기대한다면 말이죠. 조금씩 달라진 하루가 모여 인생이 만들어지는 거니까요. 


 오늘은 어떤 날이 될까요? 언젠가 오늘을 돌아볼 때 기억나는 날이 될 수 있을까요? 어제와 별다를 게 없는 하루일까요?

 어제와 다른 오늘은 디테일의 차이, 그 차이를 찾아보시죠. 보다 의미 있는 하루를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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