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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Sep 23. 2021

하루의 여정, 하루치 행복

 우리 몸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인 기초대사량, 여기에 몸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인 작업 대사량을 더한 칼로리가 하루 동안 필요한 양입니다. 이를 하루 권장 칼로리라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개 남자 2700kcal, 여자 2000kcal 정도인데 살을 빼려면 이보다 훨씬 적게 먹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하루가 아니라 매일 말이죠. 


 우리 몸이 건강하려면 운동이 필수입니다. 그중에서 거창한 준비 없이도 효과가 좋은 운동이 걷기라고 합니다. 하루 만 보를 걸으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땀이 흠뻑 날 정도로 걸으면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요. 꼭 만 보일 필요도 없고 다이어트에 그리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걸으면 좋은 점이 더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루 만 보를 꾸준히 걷는다면 말입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늘 똑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이라면 색깔만 매일 다를 뿐이었죠. 옷 고르는 게 얼마나 귀찮았으면 저럴까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 옷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색깔 별로 장만했더니 입을 때마다 즐겁고 뿌듯하다고 합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하루를 살아가면 하루치 행복을 얻은 기분이라고 하면서요.  




 세상은 바쁘게 돌아갑니다.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발전을 합니다.

 세계 어디서든 벌어지는 일은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세상입니다. 먹거리도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풍부해졌고, 마음만 먹으면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여행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빠른 변화와 발전이 편리를 가져다주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사는 우리는 이런 바램을 가지곤 합니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고요.

 행복해지려고 애쓰고,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정작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행복하자고 애쓸수록 행복과는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 전력 질주를 하며 살아왔습니다.

 성공이라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면 행복을 잡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다못해 목적지를 가는 동안 남들보다 앞서가면 더 행복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마라톤이니, 단 시간에 금방 승부가 나지 않아도 긴 경주(race)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경주(race)가 아닌 여정(journey)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Journey는 ‘하루 일(=a day’s work)과 하루 동안의 여정'이 '여행'이라는 의미로 발전한 단어라고 합니다.

 Journey 어원은 바로 하루(day)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루가 넘는 여정이라고도 쓰이지만 원래는 하루치 일정, 여정처럼 하루 동안의 여행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인생은 남과의 경주에서 더 빨리 달려 목적지에 일등으로 도착하는 게 목표인 race가 아니라, 무심히 지나쳐 왔던 소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즐기는 journey라는 의미입니다.

 좌우 쳐다보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고 가는 경주가 아니라, 가는 동안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즐기는 여정이 가치 있는 인생이라는 뜻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소한 일상을 행복하게 보내는 하루하루가 쌓이면 행복한 일생이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하루치 행복을 꾸준히 즐기는 사람이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치 행복을 누리는 일상에는 후회도 적을 거고요, 여유도 많을 거니까요. 허투루 보내는 시간도 없을 겁니다. 


 "순간에 행복하십시오. 그것으로 족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매 순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라고 한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행복은 많은 것이 필요치 않고 그냥 한 번 웃어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더 많이 웃는다면 세상은 보다 나은 곳이 될 거라는 말씀도 덧붙입니다. 


 거창하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취가 행복의 전부는 아닙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오늘의 행복을 채울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 하나로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었다면 하루 종일 행복했을 거고요.

 오늘 하루 독서도, 하루 한 장의 그림도, 하루 동안의 휴식도 모두 나만의 하루치 행복입니다. 


 하루 칼로리를 섭취하고 하루 만 보를 꾸준히 채우는 일상이 건강을 지켜주듯이 오늘 하루치 행복은 오늘의 여정을 행복하게 합니다.

 그렇게 보면 행복해지는 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거창하고 남다른 큰 기대만 접으면 그만입니다.

 소소하지만 순간순간의 행복이 모이면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한 나 자신을 만나게 될 거고요. 그런 일상이 모여 아름다운 인생이 만들어질 거니까요.  




 그 이후로 매일 똑같은 그 옷보다 그 사람의 표정이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었을 때의 표정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편하고 뭔가 자신감이 생기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머리가 잘 된 날처럼 어딜 가든 떳떳하고 가슴을 쫙 펴게 되는 그런 기분 말이죠. 마치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뿌듯해 보입니다. 


 옷 하나가 뭐라고, 별거 있을까 싶지만 느끼는 하루치 행복감은 진심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남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나만의 행복 말입니다.

 오늘도 그런 하루치 행복, 잘 챙겨 보시겠습니까?

 하루치 행복을 위한 오늘 하루의 여정, 즐거운 여행을 떠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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