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7. 휴식

쉴 때도 무언가를 하는 사람

by 한소리

나는 잘 쉴줄 모르는 사람이다. 시간이 나면 사람을 만나야한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혼자만의 약속을 잡아야한다. 일을 쉬는 것도 잘 못해서 직장을 퇴사하고도 한달 안에 직장을 구하거나, 아님 직장을 구해놓고 이직하는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잘 쉴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요즘은 쉬는 방법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요즘은 우쿨렐레, 기타, 피아노, 영어, 뜨개질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됐다.


그중 우쿨렐레는 내가 기타로 입문하게 도와준 유용한 악기다. 사실 고등학생때 동생 생일선물 겸 받았던 우쿨렐레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집안의 고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그러다 본가가 이사하게 되면서 우쿨렐레가 내 자취방으로 거처를 옮기게 됐고 그대로 그게 내 취미가 됐다. 어느 날엔 하루종일 우쿨렐레를 치며 하루를 보낸 적도 있다.


우연히 내가 알게된 언니 중 하나가 우쿨렐레 강사였다는 점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이 언니에게 은근슬쩍 우쿨렐레를 같이 하자고 했다가 결국 호수공원으로 같이 버스킹 아닌 버스킹을 나가게 되기도 했다. 이 날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찬란했던 날 중에 하나로 기억 남게 되어버렸다. 그날 지나다니던 행인들이 엄지척 해줬던 순간과 흘끔흘끔 나를 보고 지나가줬던 순간들. 이래서 버스킹을 하나보다 했던 것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물론 진드기(빈대였을수도)에 물려 다리에 흉이 아직도 져있지만 그날의 기억은 내 한켠에 아직 남아있다. 며칠전 우쿨렐레 언니와 물치 언니가 함께했던 크리스마스 전야제에서 9월 가장 인상 깊었던 날로 그날이 꼽히기도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 '부모님에게 가장 감사하는 부분이 뭐냐'고 물었을 때 '악기를 배우게 한 것'이라는 내용이 많았다고 했는데 정말이다. 나는 악기 없었으면 이 긴 하루를 어찌 보냈을지 예상이 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여러분들도 악기 하나를 배워보시는 게 어떤가!


Ps. 오늘 글은 술을 마시며 썼다. 횡설수설한 것 자체가 나이니 그대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