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했던 나 자신에 대한 후회
서른 중반이 되니 과거의 일을 한 번씩 떠올리게 된다. 80까지 산다고 치면 거의 반절을 살아가고 있으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많아질 때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가.
나는 때때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맞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맞는 선택은 없었다. 애초에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지조차 모르겠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저는 30대가 되면 옳은 선택만 하게 될 줄 알았어요"
"40대가 되면 말이야,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조차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대사를 떠올리면 2년 전의 느낌이 다르고 1년 전이 다르고 지금이 또 다르다. 사회가 옳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내 생각은 틀렸다.
그간에 내가 섣부른 판단으로 타인을 비판하거나 알량한 조언을 해댄 것이 부끄럽다. 세상에는 다양한 답이 존재한다는 말의 뜻을 알 것 같다.
'나'를 소개할 때 몇 마디면 끝났었는데, 점점 스토리가 길어진다. 잠시 잠깐으로는 나 자신을 소개하기가 어려울 정도. 무언가를 해봤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10년 전쯤..이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내가 정말 어른이 됐구나 싶다.
어른답게 살고 싶어서 생각이 많아진다. 아직도 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어렵고 대화 하나하나가 힘들다. 하루하루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 상황에서 그 말이 적절했을까. 내 삶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