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

반려동물과 이별 후 마음이란

by HEE

전하지 못한 것들이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너의 촉감과 숨소리,

마지막 눈빛까지

단단히 눌러두었지


기억의 조각들은 파편이 되어

더 이상 꺼내 볼 수 없었고

내 안에 엉켜 압사되었다


두통에 짓눌린 몸은

차가운 바닥에 납작하게 눌어붙었고

나는 숨 쉬는 법을 잊어버렸다


너와 함께 걷던 그 길,

네가 돌아서 멈추던 골목길

풀냄새 가득한 가로수길


너의 발걸음을 따라

꿈길을 걷는다


어느 날, 바람은

차갑게 단단해진 내 기억에

작은 틈을 불어넣었다


그 틈을 통해

나는 너를 다시 건져 올린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서


그날의 햇살처럼 고요한 산책길

나는 네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너를 꺼내 안는다


슈나, 둘리, 할리, 쭈쭈, 순돌이, 막내 또이

너의 숨결이 바람이 되어

오늘도 함께 산책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