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글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그것은 누군가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조용히, 다정하게,
어쩌면 꼭 그 사람이 듣고 싶었던 목소리로.
글은 서두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글은 말보다 늦게 도착하고,
때로는 너무 고요해서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느리고 조용하기에
오히려 더 깊이 스며든다.
가끔은 말보다, 행동보다 먼저 글이 도착하는 순간도 있다.
서툰 손끝에서 조심스레 눌러쓴,
차마 전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 건네는 문장 하나가
말보다 먼저 상대의 마음에 닿는다.
그럴 때 글은, 기록을 넘어
관계의 결이 된다.
때로는 누가 썼는가 보다,
누구의 마음에 닿고 싶은 말인가가 중요해진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 머무름이 되고,
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문장을 넘어 연결이 된다.
말을 건넨다는 건,
먼저 다가가는 용기이자
그 사람이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다정함을 품고 있다.
그런 글은 오래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누군가의 닫힌 마음을 열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