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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백두산에서 5T를 생각하다

지난 8말 중국 동북3성과 백두산으로 인문역사여행을 다녀왔다. 문화와 역사, 독립운동의 발자취와 백두산을 만난 특별한 행복인문여행이었다.



​먼저 하얼빈으로 가서 일제 만행의 현장인 731부대,하얼빈역의 안중근의사기념관과 저격현장, 연길과 두만강의 도문, 용정과 윤동주의 명동촌, 해란강을 건너며 일송정을 바라보며 선구자 노래도 불렀다. 이어서 백두산에 올라 눈부신 천지를 만났고, 광개토왕비, 장수왕릉, 국내성등 고구려 유적지도 둘러보았다.


압록강을 따라 내려가며 단동에 이르러 큰 수해를 입은 위화도등 북한땅도 먼발치에서 바로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대련 여수감옥에 가서 안중근 의사의 옥중생활과 의연한 죽음의 현장을 그대로 확인했다.


중국 근대혁명가 장태염이 안 의사를 '아시아 제1의 의협'이라 한 것의 의미를 곱씹어보니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이 이토록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다니.


이번 여행은 안중근 의사(하얼빈)에서 시작하여 안중근 의사(대련 여순감옥)로 끝난 의미있고 역사적인 여정이었다. 거기에 조국의 독립에 헌신한 선열들의 발자취와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까지 품었으니 말 그대로 최고의 인문, 역사 행복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이 세상에 온 이상 한 번의 삶을 살다간다.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다 끝내 예외없이 죽음에 이른다.

안중근 의사의 삶과 죽음을 돌아보며 지금 나의 삶의 자리와 모습을 떠올렸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얼빈에서 시작하여 두만강, 압록강, 백두산을 만나고, 안중근, 윤동주, 김약연, 이회영 등 독립운동 지사들의 삶을 생각하며 이 땅의 장삼이사로 살아가지만 나의 삶의 자세에도 뭔가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5T이다.


첫 번째 T는 Tolerant, 그 다음엔 Tender, Thankful, Thoughtful, 그리고 마지막엔 Tranquil 이다.

자세히 말하면, 시비를 걸거나 비난하는 대신 너그럽고 관용적인 삶(Tolerant), 퉁명스럽고 짜증내는 대신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삶(Tender), 불평과 불만 대신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고마워하는 삶(Thankful), 

감정에 치우치거나 즉흥적인 대신에 생각하고 사려깊은 삶(Thoughtful), 세상과 나이외의 존재에 동요됨이 없이 평온하고 고요한 삶(Tranquil)이다.


나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아쉬웠던 것들의 반향이지만 어느 하나도 허투루 대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중 하나라도 내 삶에 잘 녹여내면 삶에 자유와 편안함이 절로 따라오고 인연으로 이어진 사람들과도 원만하고 즐거운 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


안중근 의사의 헌신과 희생의 삶과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내가 이 땅의 행복디자이너로 살아가는데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부끄럽지 않을 것이 아닌가. 그리고 훗날 삶의 종착점에 이르렀을 때 ‘내가 그때 그러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5T를 통해 나의 삶을 새롭게 리셋할 기회를 얻었으니 이번 여행은 자기 몫을 다한 게 틀림없다. 기나긴 무더위 끝에 가을이 왔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새로운 꿈을 꾸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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