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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유를 선물하는 새해를...

혹한이 몰려왔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그 추위 말이다.

강추위가 겨울답다고 할 수도 있지만 웬만해야지 이건 추워도 너무 춥다.

이깟 추위쯤은 하면서 이른 아침 여명을 뚫고 108배를 하러 산사를 찾아간다.

긴 시간 동안 반복의 힘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섰지만 한기가 온몸으로

파고드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추위에 쩔쩔매는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생각난 단어가 있다.

바로 자유이다. 정의나 평등처럼 자유도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친숙한

단어이지만 막상 물어보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표현은 다를 수 있지만 자유의 일반적 의미는 억압이나 제약이 없는 상태

혹은 그리하여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행동이나 생각을 제약받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출입의 자유나

자유로운 영혼을 떠올릴 수도 있고, 나쁜 것이나 싫은 것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로서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무지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등도 떠올려 볼 수 있겠다.


나아가 개인의 당연한 권리(기본 인권)로서의 자유를 생각하면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직업선택이나 거주지 선택의 자유 등이 눈에 들어온다.


어쨌거나 구속되거나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다는 바로 그 ‘자유’를 생각하니 세상살이에

이것보다 더 소중한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자유가 없으면 불편하고 불만이 절로 생기며 이로 인해 불평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누군가에게 요즘 삶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괜찮아’나 ‘좋아’보다 ‘별로야’, ‘재미없어’라는

말이 쉽게 튀어나온다. 그 중심에 자유로부터 멀어진 삶이 있음은 물론이다.

돈으로부터의 자유, 생각이나 신념의 자유, 관계로부터의 자유 등이 여의치 않아서일 게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세상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네 삶의 자유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마음대로 어디를 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고,

심지어 일을 할 수도 없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역으로 우리가 코로나 이전에 얼마나 큰 자유를 누리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60년 가까운 삶을 살아오면서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된 적이 많지 않았음을

생각하니 인생이란 ‘자유’가 고픈 삶, 자유를 갈망하는 삶이 분명한 것 같다.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뜬금없이 자유라는 말을 꺼낸 것 같지만 이 ‘자유’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고 우리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헤아려보니 행복 디자이너로서 잘 한 듯싶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행복’도 자유의 부산물에 불과하니까.


원컨대 새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가뜩이나 위축되고 불편한 삶에 집착과 움켜쥠을 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나에게도, 나 이외의 존재들에게도 기꺼이 즐겁게 ‘자유’를 선물하면 좋겠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세상,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 연결된 존재로 자유가 있는 새해를 꿈꾸며

살아가길 기원한다. 그 길에 행복은 저절로 따라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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