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권태기가 왔다. 이직해야겠다. 퇴사못하니까
직장인들에게는 마의 구간이 있다고 하는데 3,6,9년 순으로 권태기가 온다고 해요.
이때 드는 생각은
나는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지?
남들은 다 앞서나아가는데 나는 여기서 맨날 똑같은 일을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이 지지고 볶으면서 하고 있네?
여기서 내가 뭘 더 배울 수 있지?
아 존나 일하기 싫네
그냥 퇴사할까? 아차차.. 그치만 돈이 없네
흠... 그럼 이직을 준비해야겠다.
대부분 이런 사고의 흐름을 따르는데
저는 정말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을 때 결심을 했어요. 그냥 일이 싫어지는게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는거 자체가 괴로워지는 거예요. 아.. 진짜로 떠나야겠다. 다른 일을 찾아봐야겠다.라고 하며 이직 서칭을 했고 2주만에 이직 면접 프로세스까지 빠르게 클로징을 했어요. 이 이직썰은 다른 회에서 풀어볼께요.
제가 초년생 때 인턴때였나?
어떤 다른 팀 외국인 팀장님이 저에게 하는 말씀이 이직을 할때는 기본적인 룰이 있는데 자기는 그걸 아주 굳게 믿고 있대요. 뭐냐고 하니까.
"Don't run away from sth, run towards sth"
너무 멋진 말이여서 저도 아직까지 써먹고 있고, 기억에 깊이 남아있는 말이예요.
그니까 한 마디로 사수가 거지 같아서, 일이 너무 재미없어서 일을 때려치지 말고, 뭔가 더 하고 싶은게 생겼을 때, 더 쫓고싶은 가치가 생겼을 때 이직을 하라는 아주 아름답고 이상적인 말이더라고요.
다시 돌아와서 저도 2년 반쯤? 하던 시절에 권태기가 세게 왔어요.
배울 것도 더 없었고 새로오신 사수랑 합도 그닥 잘 안 맞았어요.. 그 분께 배우는게 없는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체'되어있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고 이게 가장 무섭더라고요. 정체되어있다. 배우는게 없다. 그냥 시간만 흘러간다. 이런 느낌?
이때는 예전 생각도 나더라고요, 초년생 때 회사 나가는게 너무 신이 나서 출근길에 포카리스웨트 광고 BGM 부르면서 나나나나나나나~ 하면서 출근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게 뭐지.. 하는 현타와 함께.
여러분들께 조언을 구했어요. 제가 존경하는 10년+ 연차 차이나는 선배님들, 같은 회사 언니 오빠 선배님들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사실 하는 얘기가 달라요.
해주신 말씀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는데,
"다른 사람한테서 뭘 그렇게 배우려고 하니. 뭘 그들이 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 자체를 버려야한다" 라는 말이예요.
제가 하도 사수분께 배우는게 없다. 존경할 만한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하니까 해주신 말씀인데 저는 한 대 띵~ 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그리는 사수는 항상 저를 challenge해야하고 더 넒은 지식과 깊은 사고를 보여주실 수 있는 분이고 그저 산 같이 우러러 볼 수 있는 존경의 대상이었는데... 기대를 버리라니.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부정하고 싶은 말이네요. 여전히 멋진 분들을 만나면 사고와 시야의 지평이 확~ 넓어지는 것을 경험해보면 더더욱.
제 두 번째 사수분께서는 제게 그런 존재였거던요. 함께 일할 때는 고통스러웠지만 제가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예요.
회사가 권태로울 때는 너무 마음이 복잡하더라구요.
회사가 나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 곳이었구나'라는 또 한 번의 자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