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멋이여
페이스북까지는 했던 것 같아요. 인스타로 세대가 넘어오면서부터 모든 트렌드에 뒤처졌어요. 자발적으로. 인스타는 예전에 딱 업무용으로 하나 만들고 지금까지도 아이디만 있는 죽은 계정이에요.
보지도 않고 뭘 올리지도 않아요.
왜냐면요
귀찮아요
남들 자랑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또 다른 앱에 쓸 시간이 없어요.
얻는 것도 딱히 없을 것 같아요.
남들 행복하는 꼴 보고 내가 행복하지 않아요.
이 부분이 가장 제가 SNS을 안 하는 이유예요.
남들의 가장 휘향 찬란하고 행복하고 럭셔리한 최고의 순간만 찍어서 올렸다는 거 저도 알아요. 아는데도 저걸 보고 저는 불행해요. 자꾸 비교가 되더라고요. 내 최고의 순간은 저렇게 멋지지 않은데? 나는 저것도 못해봤고 저기도 못 가봤고 내 생일에는 저렇게 많은 친구들한테 선물 못 받는데...
시간 쓰면서 스트레스 받는게 너무 억울하고 미련한 일이 잖아요. 그래서 안 해요.
며칠 전에 너무 심심해서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봤어요. 눈팅으로 뜨는 몇몇 개의 피드들? 사진들?을 보니까 다들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나만 빼고 잘 살고 있고 다들 친구도 많고 좋은 곳 가고 좋은 거 먹고 다니고... 역시나 너무 불행하더라고요.
나는 지금 잠옷에 이 시간에 누워서 인스타 보고 있는데... ㅎㅎㅎㅎㅎㅎ... ㅎㅎ.ㅎ. 인스타 켠 걸
그렇지만 요즘은 셀프 브랜딩의 시대잖아요
맞는 말이에요. 반박 불가. 그렇지만 저는 브랜딩 해서 뭘 할 것도 딱히 없네요.
실제로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내 일거수일투족을 친하지도 않은 '인친'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남들 다 하는거 안 해도 괜찮아요.
큰일 안 나요.
꾸역꾸역 보기 힘든거 하려고 노력 안 해도 괜찮아요.
내 몸에 맞게 내 맘에 맞게 내 멋대로 살꺼야 나 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