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가 내게 알려준 것들

2023년 7월 표주에서

by 배우 다

존경하시는 멘토분을 만났다.

휴가를 보내시고 어떤 next-step을 준비 중이실까~ 기대했었는데, 회사 대표님으로 가신다고 하셨다.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을 많이 하시고, 회사의 외부 상황 때문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다.

200명 가까이 사람을 잘라보기도, 가스라이팅하는 보스에게 시달리기도...


이 분과의 만남은 내게 늘 소중하다.

이제 대표님이 되셔서 더 만나기 어렵겠지만, 이 분은 '후배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신다'. 사람을 끌여들이는 마력이 있달까... 정말 러블리하시고, 겸손하시고, 조언도 잘해주시고, 밥도 잘 사주시고, 친구 같기도 정말 멘토 같기도 하신 신기한 분이시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과 관심을 아끼시지 않는 그 에너지와 그 편안함을 주는 감정은 어디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무튼 돌아와서,

그날의 대화에서 많은 위안과 심란함을 받았다.

위안을 받은 포인트는, 커리어는 인생과 마찬가지로 직진이 아니라는 것. 누구나 휘향 찬란한 원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다닌 것은 아니다. (=누구나 커리어 한 두 번씩은 꼬인다). 그분께서는 이직을 하면서 연봉을 삭감하시기도, 스톡을 받고 연봉 인상을 안 했는데 스톡 행사 못 하시고 나오신 것....!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시다가 원하는 승진은 못 하고 나오신 '한'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한 방에! 보상을 받으신다는 얘기...! (몇 억대 연봉을 받고 가셨다!! ㅋㅋㅋ 얼만진 비밀)


두 번째 위안을 받은 포인트는, 나의 장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OOO은 매사에 진심이고 진실되다고"라고 하셨다. 그렇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정말 잘하고 싶고, 양심적으로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사랑하고 증오한다. 대충 일하느니 안 하고 말고, 마음이 떴으면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빠르게 떠난다. 늘 '최선을 다한다'.

대표님께서 여러 회사를 다녀보시면서 직원 500명 중 450명은 대충 일한다고 하셨다. 나머지 50명만 일을 조금 한다고 했다. 이건 가르쳐지는 것도, 나중에 불 살려지는 것도 아니라고 하셨다. 기분 좋았다! 동시에 나를 굉장히 꿰뚫어 보신다.. 늘 그러시다.

(예전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한 말이 있다. 에너지가 굉장히 긍정적이고 좋다고. 이건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당시에는 큰 칭찬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저 이 일 저 일 벌이고 다니는 철없는 애한테 하는 말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그렇지만 연차도 쌓이고 여러 동료들을 만나보니, 이게 장점이겠다.. 싶은 요즘이다.)



심란한 점은 자기만의 색깔, 매력, 장점은 어떻게 찾아가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 건지 아직 난 잘 모르겠다. 만 20년 경력의 그분께 본인만의 '무기'가 무엇인지 여쭤봤더니, '다양한 것들을 연결해서 답을 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 처럼 나는 뭘 남들보다 잘할까? 비교할 필요 없으니, 나만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

어떤 시점에서는 우리는 모두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한 업계, 직종에 대한 expert가 될 것인지, 아니면 generalist가 될 것인지. 내가 현재 내가 몸 담고 있는 업계에 그렇게 애정이 있냐? 그건 아니다.


또, AS 요청드린 부분이 있다. (아직 카톡을 안 보고 계시지만) 현재 몸 담고 있는 회사는 오래 있을 곳은 못 된다고 하셨다. 하도 궁금한 점이 있어서 제일 중요한 이 말씀에 대한 이유를 못 들었다. 왜지..? 카톡 해봐야겠다.



다소,,, 심란하면서도 위안을 동시에 얻은 점도 있었다.

그 대표님께서는 내가 직전 직장을 나온 것을 정말 정말 정말 잘했다고 하셨다. 그곳에 더 있었다면.. 내가 생각해도 나는 '딱딱하고, 일 잘하는 게 최고인 줄 알고, 내가 제일 잘나고, 사람은 그저 도구라고' 생각한 이기적이고 반사회적인 사람으로 30대를 맞이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예전보다 OOO(제 이름)은 말랑해진 것 같다. 사람이 유연해진 것 같다~라고 하시면서 5년은 더 있어야 정말 내 full potential이 발휘될 것 같다고 하셨다. 이걸 3년 이내로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고 하셨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더 깨져봐야지"

ㅎㅎㅎㅎㅎ... 더 깨져봐요? 요즘도 많이 깨지고 제가 박살이 났는데..

이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거 아닐까?

- 나는 최고가 아니다.

- 나는 최고가 될 필요가 없다'는 인지

- 남이 나보다 더 잘할 수 있고, 잘할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 와 마음!

- 사람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도와주고 나눌 수 있는 배포와 그릇


맞다.. 아직 부족한 것 같다. 다른 팀원들이 좋은 성과를 냈을 때, 순간 비아냥대고, 뭉개고, 아니꼽고, 내가 부족해 보이고, 초조하고, 아직도 그렇다...! 이 부분은 말씀하시는 게 아닐까..

나는 더 깨져서 더욱더욱 유연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걸 받아들이고, '자존심'은 낮추되, '자존감'은 높은 사람이 되는 것..


2026년 33살 때 full potential을 unlock 하기 위해서 내가 능동적으로 더 할 수 있는 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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