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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아줌마 Jun 13. 2023

나도 와수리에 미용실을 개업하고 싶다.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아줌마

강원도 철원에 와수리라는 이상한 마을이 있다.

산속 깊은 시골동네지만 와수베가스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없는 게 없는 동네다. 이유인즉 인근 군부대가 많아 주말이면 외출 나온 군인 사병부터 젊은 군인부부에 그들의 어린 자녀들까, 농사일로 돈을 버는 외국인 근로자,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모여 사는 특이한 동네다.

난 어릴 적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벌써 80이 다 되신 엄마가 정정하게 농사짓고 살고 계신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장날이라 사람들이 더 많았다. 큰딸이 5살인데 아빠랑 자전거 타다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는 바람에 씻기기 힘들어 머리를 감겨주러 와수리 미용실을 찾았다. 가는 미용실마다 군인들이 짧은 머리를 자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미용사 아줌마는 귀찮은 듯 편한 옷차림에 서비스 제로인 모습으로 우리 딸 머리를 선심 쓰듯 감겨준다고 했다. 가격을 먼저 물어보지 못한 게 내 실수였지만...

머리 박박 감겨주시고 드라이로 긴 머리 살랑살랑 말려주시더니  얼마냐는 내 물음에 "만원"이라고 대답을 하셨다.

순간 놀래서(비싸야 오천 원 예상함) 모 이리 비싸냐고 물어봤지만 아줌마 대답이 더 가관이었다.

군인들 머리를 자르면 5분이면 끝나는데 안 해주려다 해줬단다ㅠㅠ. 그러더니 카드로 15000원을 습관적으로 긁으셨다.  순간 나는 놀라서 "아줌마~5천 원 더 긁어 자나요."라는  말이 대포알처럼 튀어나갔다. 아줌마한테 5천 원 돌려받고 씩씩대며 신랑이랑 미용실을 나왔다. 신랑은 참으라고 나를 다독였지만 기분이 많이 안 좋았다.

 "신랑~나 미용기술 배워서 와수리에 미용실 차릴까 봐."

(반은 진심이었다. 난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사업 하는 것이 꿈이다) 신랑은 또 시작이라며 정신 차리란다.

신랑은 우리 딸이 기분 좋게 머리 감았으니 그거로 된 거라 말한다.

난 근데 진심으로 화가 났다. 머리 감겨주고 만원이라니ㅠㅠ

요즘 군인들이 월급이 많이 올랐다 해도 안쓰러웠다.

언젠가 와수리에 미용실을 차려 군인들과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한  인기 많은 미용실 사장이 되고 싶다.

그래서 지금 직장도 그만두고 싶다. 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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