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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피 Sep 20. 2020

직장 4년 차, 초심을 잃지 말 것

신입 때 차장님이 해주신 말을 잊지 말 것


나는 본의 아니게 직장 4년 차가 되었다. 본의 아니게라는 말은 내가 이렇게 나름 오래 다닐 줄 몰랐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든 3년을 해보자는 다짐과 직장 생활은 한 곳에서 3년은 다녀봐야 한다는 그 조언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나는 그렇게 직장 4년 차가 됐다.



직장 4년 차가 되어서 이제 좀 신입, 사원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라는 생각이 내 안에 있기는 하지만, 내가 그럴 만큼 전문가가 되었는지, 내 일에 정확하고 명확한지 확신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내가 원래 하던 직무에서 갑자기 다른 직무로 이동한 이유도 있고, 6년, 10년, 20년씩 다니고 있는 분들을 보면 내가 한참 어린 햇병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신입, 혹은 사원과는 마음가짐이 달라야 한다고 매번 다짐하는 것은, 일종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팀에서 막내이기도 하고, 내 밑에 사람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럴 책임감은 덜하지만,  언젠가는 내 밑에 누군가 들어올 것이고 그 사람을 가르치고 이끌고, 도울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내가 신입사원, 막내가 들어왔을 때 그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은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다. 내가 직장에 입사하고 나서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차장님이 내게 해주신 말씀이다. “직장 생활을 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단 한 가지가 있다. 절대로 초심을 잃지 말아라. 한 가지 더 잘할 수 있으면 인사를 잘하고 다녀라. 그럼 신입 사원은 자세가 된 거다.”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때 나는 당연히(?) 눈이 초롱초롱 빛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말 다른 해석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워딩을 마음에 새겼다. ‘정말 잊지 말아야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이 마음 잊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지금이면 흘려들을 수도 있음ㅎ) 하지만, 직장 4년 차가 된 지금 그때의 마음이 나에게 오롯이 남아있는지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일종의 적응력과 인내력을 길렀기 때문에 신입 때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설레는 마음이 덜하기는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할 때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그 마음, 직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기쁨. 그런 마음을 잊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사무실 안의 한 책상을 가지기 위해서 내가 노력했던 것들, 내 책상 하나 없을까 하고 고민했던 그 시절, 그리고 좋은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하겠다던 그 마음가짐을 잃지 말자고 가끔씩 되뇐다.



그래서 신입, 막내가 들어오면 그런 말은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어떤 것보다 중요하기도 하다! 일을 잘하는 것, 인사를 잘하는 것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들 만큼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 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 말은 줄어들어가는 열정이나 일에 지쳐서 피곤할 때, 방향성이 보이지 않을 때,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었을 때 그럴 때 나를 다시 잡아줬던 말이기 때문이다.



나는 직장 생활을 다른 분들만큼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혹시 그분들만큼 오래 하게 될 때에도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을 되뇌자고 다짐해본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소중하고 기쁜 것을 받았을 때 그 마음가짐, 그리고 누군가는 열렬히 바라는 자리일 수 있다는 것,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소중한 누군가 들어오면 그대로 전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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