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과 예민함의 차이
착각하기 쉬운 두가지 감각에 대해
나의 예민함은 새벽기상을 통해 자아성찰을 깊게 한 덕분에 많이 둥글둥글해졌다.살짝 부는 바람에도 휘청이는 나였는데 이젠 묵직하게 중심이 잡혔다.
생각해보니 나의 예민함은 때론 나만의 무기였으나
가까운 이들에겐 상처를 꽤 많이 주기도 했다.
오락가락한 내 마음은 어느 날은 괜찮았다 어느 날은 칼이 되고 창이 되었다.
지금도 가끔씩 뾰족해지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도 내 마음 다루듯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말로 상대를 처참히 뭉게고 싶은 욕망을 알아차리고 순간 욱하는 마음이 들 때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중이다.
섬세함은 내가 애써 티내지 않아도 다른 이들이 알게 된다. 섬세함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련되게 표현되어 다른 이들의 감탄과 감동을 불러 일으키지만 예민함은 꼭 티가 나 때론 타인을 불편하게 만든다.
예민함을 섬세함으로 착각하는, 예민함을 솔직함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만든 뽀족함을 상대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대화가 아니라 화를 내고, 설명이 아니라 강요하는 일이 꽤 있다.
섬세함은 나에 대한 긍정적 관찰이고 예민함은 나에 대한 부정적 관찰이다. 창의적 표현과 불만의 표출. 이 두가지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상대가 나를 일방적으로 품고 살아가는 방법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내가 아프고 예민하니 나에게 일방적으로 맞추라는 식의 태도는 또다른 폭력이다.
섬세함은 타인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없지만 예민함은 이런것들을 필요로 하고 때론 강요하기도 한다. 나 예민하니 건들이지마, 혹은 나에 대해 잘 알 필요가 있으니 잘 맞추려고 노력하라고.
내 주변엔 이상하게 예민함으로 철벽을 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내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키는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그 파도도 그들이 일으킨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든 파도였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기보다는 섬세한 사람이고 싶고, 섬세함을 건강하게 분출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섞이며 살고 싶다. 예민한 사람이 아닌 섬세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