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서 꼭 와야 해 (2)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10세 아들.
오전 11시 30분에 나가 밤 8시에 들어왔다.
보통은 저녁 먹기 전, 늦어도 6시 30분 정도에는 들어오는데 오늘은 휴대폰도 안 받고, 연락두절인 상태로 늦게 들어왔다.
아이의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엄마인 나의 번호가 수신차단이 되어있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며, 자신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믿어달라는 아들의 말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고, 일단 말을 닫았다.
일부러 그럴 이유가 없었다. 잔소리를 많이 하지도, 공부하라며 혼을 낸 적도 없다. 나가 논다고 할 땐 용돈 쥐어주며 재미있게 놀다 오라고 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아들과 나는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살갑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겠지라며 애써 마음을 추슬렀다. 입을 닫은 엄마가 무서워 주린 배를 부여잡고서는 스스로 책상에 앉아 수학 문제집을 푸는 아들. 그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라 고함을 질렀다.
공부하지 마!
누가 공부하래!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 마음과 아들과 연락이 안 된 2시간 동안의 걱정이 한꺼번에 뒤섞여 느닷없는 서러움이 밀려왔다.
잘 다녀서 잘 돌아와야 내 아들인데, 기다리는 2시간이 지옥이고, 절망이었다.
뜨끈한 들깨 미역국에 밥을 먹인 후, 설거지를 하면서 결국 눈물을 쏟았다. 아들이 나갔다 돌아오지 않는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 그런 일은 나에게, 우리 가족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와 준 아들 볼에 뽀뽀를 하고 안정을 되찾았다. 아들아. 잘 다니다 잘 와줘서 고마워.
너 없는 삶은, 감히 상상이 안되는구나.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