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하는 방법
내 나이 40, (진로가 결정되기 전까지 약 11년간의 기간은 제외하고) 나는 정말 다양한 길을 걸어왔다.
12세부터 18세까지는 노래하는 사람으로 가는 길을 향해 걸었고
19세부터 22세까지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몰라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제 자리에 서 있었다.
23세부터 31세까지는 몸에 맞지 않은 비서라는 직장인으로 사는 길을 걸었고
31살부터 35살까지는 직장인이라는 신분을 박탈당한 후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몰라 이번엔 여러 가지 길에 발을 놓아보았다.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 운영자, 온라인 마케터, 강사, 모임 기획 및 운영, 사업제안 및 영업 등 진짜 오만가지 일을 다 경험해본 것 같다.
36살부터 37살까지는 다시 또 직장인이라는 옷을 입고 길을 걸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소중한 기간이었다.
38살부터 39살까지는 합법적 백수, 나라에서 주는 돈을 받고 세상 편하게 지내는 육아휴직을 했다. 이때 남은 인생을 어떻게 다시 꾸리고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가 정해졌다. 새벽 기상과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마음 부대끼는 일, 이루고 싶은 삶이 명확해졌다.
2년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이거 하나만큼은 분명하게 깨달았다. 나는 마이크 앞에 서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런데 마이크 앞에 서서 뭘 해야 할지가 막막했다. 연예인이 꿈인데 배우가 되고 싶은지, 가수가 되고 싶은지, 방송인이 되고 싶은지, 개그맨에 되고 싶은지,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지 도통 모르겠는 청소년처럼 막연한 꿈이었다.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다시 마이크를 들고 대중 앞에 서는 교육하는 강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내가 느꼈던 감정과 통찰을 나누며 소통하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대안이 팟캐스트와 유튜브였다. 마이크 앞에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목적인 방송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자기 계발 콘텐츠, 방송 진행자로 살고 싶었다.
19세부터 37세까지, 정말 많은 길을 걸어오면서 이 길을 맞는 걸까?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걷고 있는 길이었고, 그 길을 걸으면서 항상 생각했다. 직장인이라는 길이 고달팠고, 강사라는 길이 버거웠다. 너무나 많은 품이 들어가 여유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삶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니 이 길 위에 서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이제 40살. 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개인방송으로 시작한 나의 커리어는 홈쇼핑 소비자 평가원으로 확장되었고, 모바일 쇼호스트의 영역으로 조금 더 넓어지고 있다. 매주 1회 업로드되는 팟캐스트와 간간히 업로드하는 유튜브를 통해 자기 계발 콘텐츠를 방송하고 있고, 마이크 앞에서 말하는 삶을 살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다. 두 달에 한 번이지만 홈쇼핑 채널에 내 얼굴이 나가고 있고, 고객들에게 상품을 소개하는 모바일 쇼호스트 첫 번째 방송도 마무리했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은 꽤 자라 나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생겼고, 꾸준한 운동 덕분에 체력도 많이 좋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팟캐스트, 홈쇼핑 녹화, 쇼호스트 일은 나에게 일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똑같이 말을 하는 일이지만 강사로 일할 때에 느꼈던 강의 만족도에 대한 압박감, 전 날의 수면장애, 망칠 것 같은 불안감 같은 부정적 감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일이 놀이에 가까워짐을 느낀다면 그 길은 자신에게 맞는 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이 확장되는 것을 보니 내가 개척하는 길의 방향이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남편과 아이들과의 관계도 무리가 없다.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버는 돈도 줄어들었지만 성취감과 만족감은 더 커졌다.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간관계가 맺어지고 있으며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이 길이 맞는 걸까라는 의문이 자꾸 든다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드는 일, 가진 재능을 활용하는 대신 매번 새롭게 배워서 해야 되는 일이라면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맞지 않는 길을 가게 되면 내 몸은 피곤하고, 의도적으로 끊어지는 인간관계들이 많이 생긴다. 나의 삶과 인맥 모두 푸석해진다.
어떤 누구는 쉽게 가는 길을 나만 어렵고 고단하게 가는 중일 수도 있다. 쉽게 앞서 가는 사람은 가야 될 길을 자신에게 최적화 한 사람이다. 수년을 해도 최적화가 안 된다면 경로를 바꿔야 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누구도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100%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 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면?
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는지, 내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는부터 살펴보라.
전자라면 맞을 가능성이 높고, 후자라면 나에게 맞는 길은 어떤 길일까 다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