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깊게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치명적 방해꾼
방해받지 않는 시간 확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여러분은 여러분의 시간을 어떻게 지키고 계시나요?
클릭이 또 다른 클릭을 부르는 온라인 광고, 쉬지 않고 울려대는 휴대폰 알람, 더 똑똑해진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우리의 생활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줍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은 이제 감히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휴대폰 하나로 해결되는 세상, 하지만 이 초연결을 만들어내는 손바닥만 한 기계가 우리의 몰입을 방해하고 뇌를 산만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는 친구와 밥을 먹을 때, 지하철 안에서, 가족과 대화를 나눌 때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새로 온 카톡 메시지가 있는지,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누가 눌렀는지가 계속 궁급합니다. 밥을 먹으며 음식 맛을 느끼는 대신, 친구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대신 흥분과 재미가 있는 휴대폰에 주의를 빼앗깁니다. 책을 보면서 수시로 휴대폰을 확인하고, 밥을 먹다가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회의를 할 때에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며, 친구의 SNS에 좋아요를 누릅니다. 심지어 연인과 다툴 때조차도 유튜브를 봅니다.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쉴 새 없이 알림 진동이 울리고 우리는 디지털 자극에 자주 주의를 뺴앗깁니다. 차분하게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에 눈길이 가고 집중은 순간적으로 흐트러집니다. 스크린을 터치하고 메시지를 확인할 때마다 우리의 뇌에서는 흥분의 호르몬인 도파민이 계속 분비됩니다. 나는 흥분한 적이 없고, 흥분한 상태라고 느껴지지 않는데도 우리의 뇌는 약간의 흥분된 상태로 머무르게 됩니다. 비정상이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정상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상태의 지속.
신경과학자 대니얼 레비틴은 자신의 저서 <정리하는 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뇌가 한 가지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주의를 돌리도록 요구받으면 전전두피질과 선조체에서 산소를 함유한 포도당을 태운다. 한 과업을 계속할 때와 같은 연료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신속한 주의 전환을 계속하다 보면 뇌의 연료가 금방 바닥나서 금세 지치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말 그대로 뇌의 영양분을 고갈시킨 탓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의 한 연구도 산만함이 우리의 하루를 어떻게 방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글로리아 마크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고가 완전히 전환되는 데도 시간이 걸리며 다시 하던 일로 돌아와 어디까지 했는지 기억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중단된 작업의 82%는 같은 날 다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쁜 소식은 그 일로 복귀하는 데 평균 23분 15초가 걸린다는 것이다. 주의가 분산될 때마다 20분 이상이 낭비되는 셈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인간은 생각을 많이 하는 동물이라 에너지의 대부분을 뇌에서 사용합니다. 하루 평균 4천 개의 생각을 하고, 14초에 한 번씩 생각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집중의 흐름을 끊는 외부 자극이 많다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필요한 곳에 써야 될 에너지들이 낭비되니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미세한 자연의 변화를 감상할 수 없으며 앉아있는 연인의 이야기를 흘려듣고, 눈앞에 놓여있는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함께 있어도 함께 있지 않은 느낌, 이유 없는 피곤함이 느껴지니 집중과 몰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디지털 자극을 현명하게 관리하고 통제하는 사람, 아날로그식 방식을 영리하게 잘 활용하는 사람이 초연결 시대의 승리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리콘 밸리의 유명 개발자들이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까요.
모든 정보를 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지갑을 열게 하는 교활한 후킹 메시지와 이메일에 눈과 손을 빼앗기지 마세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그 시간을 반드시 보호하세요. 디지털 세상에서 잠깐 멀어질 수 있는 용기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오늘을 한결같이 응원합니다.
멘탈튼튼 김프리였습니다.
김프리의 글은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음성으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55/clips/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