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망

by 박지아피디


짝사랑에 쩔쩔매도

들어줄 숲이 생겼어


사람들이 세차게 밀쳐내도

쓰러질 자리가 생겼어


기쁜 일이 있어

방방 뛸 놀이터가 생겼어


긴 여행길에 발바닥이 짓물러도

돌아갈 집이 생겼어


사랑을 잃고 숨을 못 쉬어도

바람이 날아드는 공간이 생겼어


가난하고 비루해도

풍요롭게 꽃과 열매가 맺히는 땅을 얻었어


그곳에 누우면

잉여되는 순간은 없어





시를 알게 된 나머지 인생이

그 얼마나 안심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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