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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아피디 Feb 01. 2021

<소소한 행복>이란 말 쓰지 맙시다

 

브런치의 많은 글들을 보면 소소한 행복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작가 소개란에도 소소한 일상을 적겠다는 말도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나는 소소한 행복이란 말이 좀 싫어졌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적어놓은 행복들은 결코 소소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소소한 행복은 아이들이 건강하다는 뜻이고 간식을 해먹을 만큼 경제적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절대 소소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아무 일 없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행복이다.


 남편과 산책하는 것 또한 어마 무지하게 큰 행복이다. 남편이 외도하지 않고 외박하지 않고 아내와 산책하는 일? 정말 큰 행복이다! 남편은커녕 애인조차 없는 사람도 많다. 산책은커녕 각방 쓰고 말 안 한 지 수년이 지난 부부들도 많다. 이혼한 사람들이 많다는 건 말하면 입만 아프다. 결단코 소소하지 않다.


 책을 읽으며 커피나 차를 마시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이거야말로 지상 최대의 행복 아닌가? 그것처럼 신선놀음 천국 놀이인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글쓰기 고민도 다 여유가 되니까 하는 거다. 글쓰기는커녕 밥 벌어먹기도 힘든 사람들도 천지에 널려있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것들이 다 소소한 행복이라 생각했었다. 브런치 글들을 두어 달 읽으면서 깨달았다. 우울증에 평생 시달리는 사람들, 이혼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 자식이 희귀병에 걸린 어머니, 자신의 암을 극복해나가는 사람들 등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았다. 삶에서 일상을 파괴하는 것들은 지옥의 악마가 혀를 날름거리는 것보다 무섭게 우리들을 노리고 있다. 교통사고, 각종 병들, 자살 등등...


 브런치에서 전체적으로 둘러본 결과 소소한 일상은 누군가에게는 간절하게 바라는 꿈의 일상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우월적으로 행복을 누리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냥 가진 것들을 소소하다고 치부하지 말고 대단하게 여기자는 말이다.


 나 자신부터 반성해본다. 소소한 일상 이런 것은 없다. 그것은 수 억만 가지 문제들을 다 피해 간 어마어마한 행운의 일상들이란 것을 이제야 실감하게 된다. 뉴스에서 보는 것들과 다르게 세밀하게 자신을 드러낸 글들을 통해 실질적인 느낌이 왔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로또보다 행운이라는 것을. 따라서 아무 일 없는 하루하루에 위대한 감사를 드려야 마땅하다고 정중히 반성하는 바이다. 오늘도 글을 쓸 수  있는 위대한 일상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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