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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아피디 Feb 17. 2021

이기적인 삶이 나쁜 것인가?

여러 구독자님들이 추천해 주신 이기호 성석제 박민규 작가님들의 소설을 읽고 있다. 지금은 그중 박민규 작가님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 있다.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오래 머물게 하는 생각이 있다. 바로 이기주의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배우의 꿈을 좇아 성공한 후 일생 뒷바라지하던 아내와 어린 아들을 버리고 새로운 결혼을 한다. 아내는 삶을 통째로 잃어버리고 아들도 그런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처지에 이른다.


나는 생각해 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한 것이란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남을 위해 내 전 인생을 바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유린하는 행위가 아닐까?


요즘은 자꾸 기존의 생각들을 의심하게 된다. 이기적인 것이 과연 나쁜 것인가? 내 꿈을 위해 내 삶을 위해 노력했던 남편은 사실 맞고 남의 꿈을 위해 헌신했던 아내는 틀린 게 아닐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의 홍상수 영화처럼 무엇이 맞고 틀린 것 자체가 있을까?


이기적인 삶을 오래도록 살아온 나는 죄책감에 많이 시달렸다. 하지만 내가 속으로 자부하는 것은 있다. 바로 내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말을 달려 먼길을 떠나다 갑자기 서서 뒤를 한참 돌아본다고 한다.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이 거기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과연 나의 영혼이 바라는 것일까? 그것이 나의 삶에 충실한 태도일까?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라는 것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나는 글을 쓰면서 모든 것을 의심해 보기로 했다.


내가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관념들을 다시 하나하나 되짚어서 나 스스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 이기적으로 사는 것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남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버리는 것이 더 나쁘다. 지금까지의 결론은 그러하다. 욕을 먹더라도 자신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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