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지수 Apr 27. 2024

열렬한 협력을 얻는 법

파인딩리더십


지난주의 일이었다. 목동 현대 백화점 앞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었다. 한 아주머니가 다가오시더니 나를 불렀다. 


"이쪽으로 건너가면 오목교역이 나오나요?" 


맞다. 그 길로 가면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이 나온다. 


"네~~ 맞아요."


"그럼 백화점 아래로 내려가서 지하도로 가도 오목교역이 나오겠네요?"


맞다. 백화점 지하 1층이 오목교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그 길로 가도 바로 전철을 탈 수 있다. 너무나 잘 알고 계셨다. 


"네, 맞아요. 그렇게 가셔도 됩니다." 


그렇게 말하고 초록불이 켜져 횡단보도를 막 건너가려는 나를 또 불러 세웠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해요?"



띠로리~~~~~


순간, 당황스러웠다. 본인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방법도 다양하게 꿰고 계셨다. 나한테 이렇게 하면 맞냐? 저렇게 해도 맞냐? 하시다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으시니, 나더러 어쩌란 말인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기분이 점점 나빠오기 시작했다. 


나는 친절한 편이다. 


3주 전에 광주 출장을 갔을 때 지하철을 이용했다. 광주도 워낙 차가 밀리는 곳이라, 지하철이 편하다. 광주송정역에서 농성역을 가는 길이었다. 한 할아버지께서 나를 붙잡으셨다. 


"아이고. 내가 지하철을 안 타봐서 그러는데요. 금난로4가를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좀 도와주세요~"


시간이 촉박했지만, 물어오시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타지 사람인 나도 금난로역이 어딘지 몰랐지만, 지하철 앱을 사용해서 충분히 도와드릴 수 있었다. 연세가 많으셔서 그냥 설명만으로는 부족해 보였다. 내친김에 지하철까지 모시고 갔다. 가는 방향이 같아서, 지하철도 같이 타 드리고 자리까지 앉으실 수 있게 봐드렸다. 거기다 몇 정거장 가서 내리셔야 하는지 여러 번 말씀드렸다. 안 되겠다 싶어, 옆에 앉은 분께도 할아버지 보다 먼저 내리는 게 아니시면 꼭 챙겨드릴 것을 부탁했다. 이 정도면 꽤 친절한 편 아닐까?  



광주에서 금난로 4가를 찾던 할아버지와 지난주 오목교역을 찾던 아주머니! 두 분은 똑같이 나에게 길을 물어보셨다. 난 광주 지리는 모르는 상태, 오목교 근처 지리는 아주 빠삭하게 알고 있다. 그런데 답변하는 나의 마음과 기분, 그리고 태도는 아주 달랐다. 


왜일까? 


바로 질문하는 방식의 차이다. 


무언가를 타인에게 물어본다는 것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도와달라고 말할 때는 정중하게 그리고 존중감을 가지고 요청해야 한다. 단지 상대방에게 본인이 필요한 정보만을 딱딱 수집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입장에서 원하는 것만 빨리 말해달라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 이거 맞습니까? 의 예 아니요 방식 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의 열린 질문이 상대를 더 깊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기꺼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게 만든다. 



상대방의 열렬한 협력을 원한다면 본인이 뭔가를 좀 알고 있다는 으스대는 모습을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당신을 존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물어보면 상대방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서 지원할 것이다. 

광주를 잘 모르는 내가, 광주에서 오래 사신 듯한 할아버지에게 길을 알려드린 것처럼.... 



친절한 마음가짐의 원리, 타인에 대한 존경은 처세법의 제1 조건이다.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파인딩리더십 #협력 #존중 #말투 #톤앤매너 #질문 방식

#씨오디이 #CODE #HRD #기업강의 #외부강의 #조직개발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송지수 가 함께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