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행복 찾기(옛글을 들여다보며/요즘 열정이 제로인 듯...ㅜㅜ)
나이 드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삶의 열정이 식는 것은 두렵다. - 혜민 스님
몇 년 전, 1:1 임원 코칭을 진행할 때였다. 임원 코칭은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1:1로 만나서 심도 깊은 코칭 대화를 통해 그들이 더 성장하고 발전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는 과정이다. 1:1로 만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전에 서로 지켜야 할 규칙들을 미리 만나서 상의하고 조율하는 시간을 갖는다. 보통 나누는 약속들은 ‘코칭 과정을 관찰하지 않고 경험한다.’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대하여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시간을 반드시 엄수한다.’ ‘코칭 날짜 변경 시 하루 전까지 담당 강사에게 반드시 연락을 한다.’ ‘실행 계획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등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실제 코칭을 진행하다 보면 서로 지키기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코칭 ‘날짜와 시간’이다. 약속한 코칭 날짜와 제시간에 코칭을 진행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고 연기가 되곤 한다.
그때도 한 대표님의 3회 차 코칭을 진행할 때였다. 그전까지는 무난하게 잘 진행되어왔다. 그런데 갑자기 코칭이 어렵다는 전화가 왔다. 그것도 코칭 시작 전 바로 1시간 남겨두고서. 보통 이런 경우는 없는 데, 평상시의 여유 있고 차분한 목소리와는 달리 매우 다급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여서 순간 대표님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코칭 일정을 다시 잡았다. 2주 정도 시간이 흐르고 그 대표님을 만났다. 그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듣는데 순간 너무 놀랐다.
“아이고, 송 이사. 너무 미안하고 약속 지키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안 좋은 일이 하나 생기더니 여러 개가 마구 겹쳐서 생겼지 뭐요. 지방에 계신 어머님이 위독하셔서 중환자실로 옮기게 되었는데, 그러던 중 와이프가 암이 다시 재발해서 병원에 입원해서 항암치료 시작했어요. 그때 마침 유학 가 있던 아들이 모처럼 들어와서 차를 한 대 내어 주었는데 바로 그날 큰 교통사고로 크게 척추수술을 받고 누워있습니다. 어휴,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대표님의 말씀을 듣는 내내 모든 사건사고들의 무게가 일생에 한 번을 겪어도 견디기 힘든 일들이어서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기가 힘들었다. 갑자기 한 시간 전에 전화를 걸어 코칭을 연기한 것에 대해 서운했던 마음이 순간 너무 죄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무거운 마음을 뒤로하고 코칭이 시작되었다.
“대표님, 큰일들이 한꺼번에 생겨서 정신없으셨을 텐데, 매일 걸어서 출근하시는 건 못하셨지요?”
수년 전에 갑자기 쓰러진 뒤, 병원에서 매일 운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선고를 받은 후로 365일 중 눈비가 심하게 내리는 날 빼고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2시간씩 걸어서 출근하고 계신 분이셨다. 이런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는 못하셨을 거 같아 여쭌 거였다.
“허허허. 그럴 정신이 없긴 했습니다. 그래도 그건 안 할 수 없지요. 매일 걸어서 출근했습니다. 내가 해야 할 건 해야지요.”
도대체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갈 수 있게 했을까?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온 몸에 뜨거운 전율이 오른다. 그 순간엔 ‘역시 기업의 대표 자리는 아무나 할 수 없구나. 역시 대단한 분이시다. 과연 나라면 그 상황에서 매일 걸을 수 있었을까?’ 생각하고 넘겼지만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마음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그때 그 대표이사와의 코칭 장면은 나에게 큰 자극을 주고 있다.
우리는 내부, 외부의 환경에 크게 휘둘린다. 아무리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있어도 주변의 상황이 나를 흔들면 어쩔 수 없이 휘둘리게 된다. 그 가운데서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하기로 마음먹은 것을 끝까지 추진해나가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뛰어난 재능 때문일까? 강한 성취감 때문일까? 학업 성적이 남다른 걸까? 천재인 걸까? 아니다. 내가 현장에서 만나본 강한 추진력을 가진 리더들은 그런 이유들 때문이 아니었다. 우선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었고,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강한 간절함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얻고자 하는 것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행동으로 일구어가는 꾸준한 실행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바로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뜨거운 열정으로 늘 자신을 두드릴 줄 안다. 여러 가지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신을 꼿꼿이 세워나가도록 스스로 두드린다. 그것의 동력은 바로 열정이다.
열정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싶다. 열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매일같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는 힘’이다. 이 힘이 자신을 두드리기 때문에 소신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을 힘든 환경 속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만화가 이현세 교수가 쓴 ‘천재와 싸워 이기는 법’이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자신도 어렸을 때 동네에서 그림 신동이라 불리고 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서 만화계에 입문했지만, 두어 명의 천재를 만나게 되고 그들이 휘갈겨 그려내는 원고를 보며 깊은 자괴감에 빠지고 상처를 입었다. 거기서 그는 권고한다. 천재를 만나면 굳이 싸우지 말고 그냥 보내줘야 한다고, 그들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만화가가 되려고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 작가의 길은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승부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을 가지고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을 더 그리면 된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한 걸음씩 꾸준하게 걷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글을 읽는 내내 느꼈다. 이것이 바로 삶에서 필요한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아닐까. 이것이 바로 열정인 것이다.
맥아더 장군의 좌우명으로 소개되어 유명한 말이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시든다. 사람은 신념과 함께 젊어지고, 회의와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자신감과 함께 젊어지고, 두려움과 함께 늙어가며, 희망과 함께 젊어지고, 실망과 함께 늙어간다.’
가끔 바쁘게 정신없이 살다 보면 스스로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다 여유가 생기면 스스로 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또 바쁜 일정으로 내 삶을 채우고 그 생활에 허덕이며 스스로 만족한다. 그 일상이 열정적인 삶이라고 스스로 합리화시키고 그 상황에 현혹된다. 이럴 때 스스로 멈추고,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과연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떻게 장거리 인생을 달려 나가야 할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두드려야 한다. 뜨거운 열정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 Tip : [열정으로 삶을 두드리는 방법 3 Step]
1.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조용히 내면을 들여다보고, 적어보세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했을 때 자신이 즐겁고 기쁜지를 아는 것이 시작입니다.)
2. 적은 것 중에서 제일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바로 즉시, 실행으로 옮깁니다.
3. 6개월 이상을 꾸준하게 버티고, 열정의 습관이 자리 잡을 때까지 끝까지 두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