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영향력: 당신이 내뱉는 말과 행동

숨은 행복 찾기

by 송지수
리더가 되고 싶다면, 강력하되 무례하지 않고, 친절하되 약하지 않으며, 대담하되 약자를 괴롭히지 않고, 사려가 깊되 게으르지 않으며, 겸손하되 소심하지 않고, 자부심을 갖되 오만하지 않으며, 유머감각을 갖되 어리석지 않아야 한다. - 짐 론


“리더십에 대한 많은 강의를 하시다,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가 되니 느낌이 남 다르실 거 같습니다.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CEO로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시나요? 그리고 대표님의 리더십을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 월간지에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받았던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는 순간 아무 말 없이 침묵이 흘렀다. 당황했다. ‘유능한 리더’는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 성공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성공요인은 무엇인지, 그래서 당신은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될 것인지를 늘 강의해오고 있던 터라 그 질문에 당연히 줄줄 대답을 해야 마땅한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에 스스로 당황했던 것 같다. 인터뷰는 무사히 마무리했지만, 그 질문은 내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한 진정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함께하는 직원들과 즐겁게 일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나가면서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면 된다는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생각만 했었지, 스스로가 ‘나는 지금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지? 직원들은 나의 리더십에 만족할까? 내가 잘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스스로 들여다본 적은 없었던 거 같다. 생각할수록 고개가 떨구어졌다.


지난달, 모두가 한 뜻을 품고 모여서 회사를 출범시켰다. 우리는 모두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무언가를 달성해야 할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분주하게 일을 추진해 나갔다. 고객에게 회사의 출범을 알리고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설명하는 미팅을 진행했다. 교육의뢰가 들어온 고객사와 회의를 통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안서를 작업하고, 강의와 코칭을 진행하고, 사후 피드백을 통해 다음 비즈니스 기회를 논의하는 등 하루 24시간이 풀가동되는 숨 가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일이 빠르게 추진되어 갔고, 너나 할 것 없이 일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작은 사건 하나가 터졌다. 별 일 아닌, 아주 사소한 일인데 마치 작은 불씨가 점점 크게 번져가듯 작은 실수가 서로에게 불쾌한 감정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출범이래 처음으로 겪는 서로 간의 갈등이었다.


사건 전날 늦은 저녁, 한 고객사에서 우리와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남겨둔 상태에서 나는 마음을 졸이며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객사의 담당자도 윗선에서 결정이 내려지기를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대표님, 오래 기다리셨죠? 늦게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드디어 결정 났습니다! 코드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떡하죠? 첫 교육 날짜를 바로 다음 주로 진행하자고 하시네요. 시간이 너무 빠듯하죠? 우리가 원하는 일정은 다음 주지만, 제가 봐도 일정이 너무 급한 거 같아요. 스타트 날짜가 중요하지만, 저도 처음으로 맡은 프로젝트라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만약 코드에서 제대로 프로세스를 밟아서 진행한다면 제시할 수 있는 첫 클래스 교육 날짜가 언제가 될지, 그리고 향후 진행되는 프로세스 일정을 논의해서 내일 오전 중으로 보내주세요. 긴급한 사안이니 오전 중으로 보내주시면 저도 바로 결재받고 연락드릴게요.”


너무나 반가운 굿 뉴스에 전화로 소식을 알리고 싶었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라 모두에게 메시지로 대신했다. 그리고 나는 다음날 오전에 외부 미팅 일정이 있기 때문에 내부에 있는 직원들끼리 논의해서 프로젝트 일정표를 보내 달라고 했다. 다음 날 오전, 미팅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나와서 메일을 열고 내부에서 논의된 일정표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일정은 고객사가 말한 다음 주 ‘그 날짜 그대로’였다. 분명 우리 내부에서 프로세스를 제대로 밟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해서 날짜를 새롭게 세팅해달고 요청했는데 전혀 그런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은 채 그냥 심드렁하게 그냥 별생각 없이 정해진 것처럼 보였다.


‘이게 뭐지? 어제 늦은 시간까지 고객의 전화를 기다려서 기쁜 소식을 알렸고, 오전 동안 일정을 제대로 논의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다들 일을 어떻게 한 거지? 제대로 처리한 거 맞아?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다음 주에 어떻게 첫 교육을 진행하지? 왜 이렇게 일을 처리했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메일을 보낸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차분하게 상황을 물어보기엔 이미 나는 흥분해있었다. 다음 벌어진 일들은 불 보듯 뻔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 입장에서는 그날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전달한 것 밖에 없는데 중간에 끼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 그 후, 서로 불쾌한 감정이 더 커지고 오해와 갈등은 더욱 심해진 상태에서 다음 날 서로 만났다. 서로 얼굴 보면서 이야기해보니 그날 오전 내부 회의에서는 진행 일정이 우리에게는 급하고 힘들지만 고객이 원하는 일정이니 맞추는 것이 기본이라는 의견에 동의했고 그 기본원칙에 맞춰서 모든 일정들을 세팅한 거였다. 들어보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거기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절차를 밟아 진행하게 된다는 가정 하에 일정을 새롭게 세워달라는 의미인지 몰랐다는 거였다.


Oh My God! 맙소사! 바로 여기서 미스커뮤니케이션(miscommunication)이 시작된 거였다. 메시지로 주고받은 이야기 자체만으로는 내가 원하던 요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거였다. 나 역시 메시지를 다시 읽어보니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시작부터 잘못 꿰어진 상황 속에서 일을 진행하니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일을 처리해나간 거다. 거기다 서로 최선을 다해 제대로 일을 했는데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고 일을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 화를 내는 나를 저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정말 코웃음 칠 사소한 일인데 그 일 하나가 서로의 기분을 망치고 분위기를 힘들게 만들고 사무실에서의 웃음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직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사람은 큰 산에 걸려 넘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아무리 좋은 일, 큰일을 성사시켜도 그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사소한 마찰과 불협화음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이 일은 조직 안에서 리더가 보여주는 사소한 말과 소소한 행동이 얼마나 큰 영향력으로 작용하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스스로 깊게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리더십의 정의는 리더십을 연구한 학자만큼의 수와 같다고 한다. 그만큼 리더십의 정의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떤 리더십의 정의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중심이 되는 요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리더십은 ‘과정(process)’이란 것이다. 과정이란 리더십은 선형적,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해 나가는 쌍방향의 과정을 의미한다. 리더가 일을 추진하기 위해 무조건 일방적으로 직원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리더 혼자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기도 한다. 서로 주고받는 과정이다. 또 하나는 ‘영향력(influence)’이다.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따르라’했는데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다면 어찌 리더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리더 외에도 모두가 주고받는 과정 안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리더의 영향력은 파워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목표 달성(common goal)’이라는 요소다. 함께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가는 상황 속에서 리더십은 존재한다. 함께 지향하는 목표가 없다면 서로 영향을 미칠 이유가 없다. 이런 중심이 되는 요소들 안에서 조직은 굴러간다. 정리하면, 리더십은 이루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행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발휘되는 능력인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보여주는 영향력이다. 그 영향력은 무언가 큰일을 도모하고 엄청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 세우는 비전과 미션, 전략과 전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평상시에 리더가 보여주는 얼굴 표정, 말투 그리고 소소한 행동들이 함께하는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리더가 보여주는 습관적인 말투와 행동이 직원들의 기분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강의할 때마다 팀과 조직의 분위기는 리더의 얼굴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부르짖는다. 그만큼 리더의 얼굴 표정과 말투, 하는 행동이 팀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마치 온도계처럼 주변의 환경에 따라 온도가 올라가기도 하고 뚝 떨어질 수도 있다. 진행하는 일이 결과가 좋거나, 주변에 인정을 받고 고객이 나를 찾아줄 때 온도는 올라가서 기분이 업(up)된다. 반면 일이 자꾸 꼬이고 실적이 떨어지고 고객들의 컴플레인이 잦으면 온도는 뚝 떨어져 기운이 빠지고 일할 의욕이 없어진다. 그럴 때 보통의 경우 리더가 그들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동기 부여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리더는 온도계일 수 없다. 오히려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온도는 스스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내 기분이 안 좋고 화가 난다고 그대로 떨어진 온도를 직원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 왜냐하면 리더의 영향력 때문이다. 그 기운과 감정이 그대로 팀과 조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온도조절 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그래서 떨어진 온도를 올리기도, 너무 높은 온도를 낮추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거창한 리더십을 말하기 전에, 리더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사소한 행동조차도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를 자주 점검해 나가야 한다. 내가 평상시에 보여주는 말과 행동이 어떠한지, 불쾌한 감정의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내보고 있지 않은지 반추해보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리더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영향력의 출발점이다.


내 것으로 만들기 Tip : [리더가 지키고 따라야 할 말과 행동: 언유삼법(言有三法)]

중국 전국시대 제자백가의 한 사람인 묵자(墨子)는 ‘언유삼법(言有三法)’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 뜻을 살펴보면 말씀 언(言), 있을 유(有), 석 삼(三), 법 법(法)을 써서 말을 할 때는 세 가지 법을 따라야 함을 뜻합니다. 리더가 지키고 따라야 말과 행동에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1. 유고 지자(有考之者): 리더로서 말과 행동에 어긋난 것은 없는지, 잘못된 것은 없는지 생각한 후에 말합니다.

2. 유원지자(有原之者):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지 충분히 헤아린 후에 말합니다.

3. 유용 지자(有用之者): 리더가 하는 말과 행동을 어떻게 실행으로 옮겨 나가야 할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