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즐기는 삶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여름이 길겠다 싶었는데, 벌써 가을이 오려나 보다.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선선해진 날씨에 아침 일찍 동네 뒷산을 올랐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처음 10분은 숨이 너무 가빴다. 그래도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좋아서, 마치 잡고 싶다는 듯 손을 꼼지락거렸다.
사람들은 산을 왜 오를까? 올라갔다 내려올 산을.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런 생각을 하며 산을 올랐다.
사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가자고 해서 나섰지만, 힘드니 금세 내려가고 싶었다. 그런데 동시에 숲 속 나무들에 파묻혀 있는 게 좋아서 쉽게 포기하고 내려가기는 아쉬웠다.
땀 흘리며 정상을 찍고 내려와 맛있게 점심을 먹고 싶었다. 몇 시간짜리 대단한 코스도 아니고, 길어도 2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는 곳인데도 말이다. 아마 작은 성취감을 맛보고 싶었나 보다.
산을 오르는 것이 인생과 비슷하다고 하지 않는가. 운동이든 공부든,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다. 힘들더라도 시작한 김에 해내고 싶고, 그 과정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또다시 도전하게 되는 것.
힘들면서도 산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내 숨소리를 느끼고, 햇빛과 새소리를 들으며 웃었다가 지쳤다가 하는 시간들이 좋았다.
산을 오를 때 초반부터 정상만을 생각하니 힘들었다. 하지만 그저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자연을 느끼며 걸을 때는 마음이 편하고 행복했다.
목표를 갖고 나아가되, 그 과정에 집중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은 순간들이 힘들어 지치지 않도록. 가끔 벤치에 앉아 쉬어가면서. 그럼 어느새 정상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와 새로운 산을 찾겠지.
오랜만의 산행 후 자는 낮잠은 꿀잠이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