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페이스로
아침 일찍 충주 악어봉으로 짧은 나들이를 떠났다.
1시간 코스라고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제법 가파른 곳이었다. 엄마와 함께 나선 산행에서 어느 순간 엄마는 저 멀리 앞서가고 있었다. 나는 엄마를 따라가겠다는 마음이 앞서 허겁지겁 올라갔다.
같이 발맞춰 가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나의 페이스와 맞지 않았나 보다. 너무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졌다. 무리해서인지 정상에 오르자마자 힘든 나머지 주저앉고 말았다.
엄마는 나를 보며 한마디 했다.
"따라오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자신의 호흡에 맞게 올라와야지. 큰일 난다."
그러면서 주저앉아 쉬지 말고, 그저 천천히 조금씩 호흡이 따라오는 선에서 올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무에 잠시 기대 서서 천천히 호흡을 고르라고 알려주었다.
문득 깨달았다. 내 페이스를 따르면 되는 일인데, 다른 일들도 가끔 주변과 비교하며 따라가려다 혼자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다리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각자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해나가면 된다.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새삼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는 공부, 지금은 일, 글쓰기, 투자, 산을 오르는 것까지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과 비교에 노출되었고, 그 환경에 익숙해져 어른이 된 지금도 조급함과 잘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저 꾸준히 해내는 것이 중요한데, 성취보다는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스스로에게 초점을 맞춰야겠다.
성급하게 하려다 오히려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거나, 혼자 지쳐 금방 포기해 버리게 된다.
세 발자국 움직이고 숨을 고르듯이, 모든 일도 차근차근히 나의 페이스에 맞춰해 나가자. 제 풀에 지쳐 힘들어하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