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라는 기적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왔다.
요즘 결혼이 늦어지고, 자연스레 출산의 시기도 늦어진다. 그러다 보니 나 또한 난임센터를 찾게 되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벌써 사람들이 많았다.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30대 중반을 지나니 자연임신을 시도해 볼 기회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현실로 다가온다. 20대 때는 '나중에, 나중에' 하며 미뤄둘 수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지금 아니면 언제?'라는 절박함으로 바뀐다.
결혼도, 출산도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학교 졸업하고, 취업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마치 정해진 수순이 있는 것처럼 생각했었는데, 실제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더라.
그래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진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병원을 찾나 보다.
시술을 받기로 결정한 날, 진료 후 안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난임센터를 졸업하는 산모 두 분이 축하를 받으며 병원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다.
"건강하고 예쁜 아기 낳으세요!"
직원분께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전했다. 산모님들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 순간 마음이 찡했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었다.
그분들도 나처럼 이 자리에 앉아 기다렸을 것이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면서. 그런데 이제는 환한 얼굴로 졸업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시작이 좋은 느낌이다.
임신 준비를 하게 되니, 한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기적 같은 일들이었다는 걸 이제야 안다.
그리고 스스로를 더욱 아껴주게 된다.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충분히 잠을 자고, 스트레스받는 일들을 줄여나간다. 누군가를 맞을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 자신도 더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 같다.
생명을 기다리는 이 시간도,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