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도파민으로 마음 채우기

새로운 취미로 찾는 나만의 리듬

by 뽀시락 쿠크

배울 게 많아서 하루하루가 재밌고 기대된다고 생각될 때, 나는 내가 건강하다고 느낀다. 새로운 취미를 갖는다는 것,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배워보는 것은 삶을 다르게 느끼는 한 가지 방법이다.


직장생활로 자유롭지 못했던 시간을 제외하고, 남은 내 시간을 더욱 귀하게 쓰고 싶었다. 퇴근 후 집에서 널브러지는 시간보다는 뭔가 해볼 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조금씩 더 늘려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배우려고 계획하고 찾는 과정에서부터 벌써 설렘이 시작된다. 또 내게 잘 맞고 재밌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이런 기대감이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세상엔 정말 배울 것들이 너무 많다.


몇 년 전 내가 좋아하고 즐겼던 취미 중 하나는 도자기 만들기였다. 도자기 수업 시간이 나에게는 힐링 그 자체였다. 흙의 시원하고 말랑한 촉감이 좋았다. 고운 흙 중간에 조금씩 박혀있는 미세한 입자들을 굴려보고, 칼국수 면발을 만드는 요리사처럼 흙덩이를 손으로 밀어가며 면처럼 만들고, 장인처럼 신중히 한 줄 한 줄 쌓아간다. 촉감을 느끼며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제주도의 에메랄드색, 연연한 초록 바다색으로 구워낸 그때의 그릇은 지금도 매일 사용하는 애착 그릇이 되었다.


요즘 드럼을 배우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있다. 악보를 읽으며 정확하게 따라가려고 노력하다가도, 어느 순간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자연스럽게 몸이 느끼는 대로 따라갈 때가 있다. 그저 악보 그대로를 따라가기보다 나의 감각들을 이용해서 흐름에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마치 작은 것에 꽂혀 큰 흐름을 놓칠 때가 있듯이. 단순히 '~하는 법'을 배우면서 또 삶의 새로운 시각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배움을 통해서 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느낌이다.


최근에 산 식물들을 키우면서는 오늘은 잎이 축 처진 어깨 같지 않은지, 연연하던 색깔에서 회색빛이 돌지 않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새끼손가락으로 흙을 약간 파헤쳐 콕 찔러 넣어보며 수분기가 있는지 체크도 해본다. 식물들을 키우면서 나름의 데이터가 쌓이고, 식물들에게 위로도 받는다.


처음엔 단순히 내 시간을 채우려고 한 것들인데, 이제는 하루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되었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결국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사실 그렇다고 내가 끈기 있게 취미를 지속해 나가는 타입도 아니다. 그래도 아예 해보지 않는 것보다는 '나 이거 한 번은 해봤어! 이런 점이 좋았고 이런 점은 좀 어려웠어. 이건 좀 내 성향에 맞지 않는 것 같아' 하고 말할 수 있다. 시도하거나 배워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다.


한 가지를 진득하게 오래 한 취미는 없다. 어쩌면 나는 배움의 설렘을 쏙 즐기는 도파민 중독자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꾸준히 오래 할 수 있을 만큼 흥미로운 취미를 아직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매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거다! 배움의 설렘을 안고 어딘가에 숨겨진 나의 재능을 찾는 기분으로.


새로운 취미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속에서 나는 잠시 잊고 있었던 나만의 리듬을 다시 찾아간다. 그리고 그 리듬이 일상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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