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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상구 34

Chair


용산구민인 저는 주로 한강공원이나 용산가족공원으로 산책을 갑니다.

출사가 취미가 되고 난 후에는 카메라 지참도  필수가 되었지요.

공원을 걷다보면 곳곳에 벤치들이 놓여 있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분들, 조깅운동하시다가 잠시 숨을 고르시거나 땀을 식히시는

분들, 걷다가 다리가 아파 잠시 앉아계시는 분들 ,그리고 홀로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 계시는 분등

벤치에는 다양한  모습들로 채워지기도 하고 또 누군가를 기다리며 비워져 있습니다.

많은 고민,걱정, 기쁨, 만족등의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들이  바람처럼 왔다가  스쳐갑니다

렌즈 속에 담긴 벤치를  무심코 보고 있다보니 너무 고마운 마음으로 채워졌습니다.

조용히 아무말 없이 ,아무런 댓가 없이 ..

자리를 내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

 끝없는 편안함을 주는 존재였으니까요.

오늘은 또 누구의 사연보따리를  풀어놓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이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연주자이니, 제 바이올린 선율로 행복과 평안을 주기도 해야겠지요

때로 저에게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라고들 하시기도 하는데

 오히려 고마운 말씀입니다.

바이올린연주로 그리고 그 음악을 하는 저는 공원의  벤치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니까요

오늘도   더 많이 듣  하루가 되겠습니다.


“울창한 나무 그늘, 무성한 잎이여, 그 사랑스러움은 천둥이 울리고 폭풍이 불어와도 아늑하구나..

무성한 나무 그늘이여, 내 마음이 쉬는곳, 뻗어가는 가지와 줄기는 비할데 없이 아름답구나..

무성한 나무 그늘이여.. 내 마음의 안식처여..“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귀화한 작곡가 헨델(1685-1759 )의 오페라 <세르세> 중“나무그늘아래서 ”라는 아리아 가사 입니다.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리우며 ‘음악의 아버지’ 작곡가 바흐(1685-1750 독일)와 함께 짝꿍으로 거론되는 작곡가 이기도 하지요.

헨델은 당시 유행코드를 빨리 익혀서 유형을 선도해 가는 작곡가였어요

특히 이탈리아 풍의 오페라를 많이 작곡하였고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국에서는 그런 그의 오페라에 열광하였지요.

오페라 <세르세>는 ‘영웅들의 지배자’라는 뜻으로 기원전 485년 부터 페르시아를 통치한 황제의 이름을 따서 작곡한 작품입니다.

그리스를 정복하고 모든것이 자신의 것이 되었지만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기는 힘들면서 벌어지는 스토리 희가극인데요.

“나무그늘아래서”의 아리아는  황제 세르세가 사랑하는 여인을 찾으러  성안의 정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지쳐  어느 나무그늘 밑에서 쉬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아무리 천둥이 치고 거센 폭풍이 와도 아늑하고 편안한 무성한 나무그늘을 예찬하는 내용인데요.


‘내마음의 안식처’

마지막 가사가 참 좋습니다.

비로서 마음놓고 편히 쉴 수 있는곳..


저에게 ‘나무그늘아래’는 어디일까? 생각해 봅니다.

도심에서 무성한 나무그늘 아래를 찾기란 어렵겠지요.

하지만  어느 카페의  한 구석의 의자이든, 내방의 이불 속 안이든, 내 연습실이든..

장소만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어느 노래 선율이든, 그윽한 향의 커피 한잔과 달콤한 케익..그리고 친한 벗과 맥주한잔,,그리고 좋아하는 드라마 시리즈 정주행.. 등등

나에게 안식을 주는 무언가는  분명 있을 겁니다.

기대어 쉴 수 있는  공원의 어느 벤치같은

 여러분의 나무그늘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 그늘이 행복의 비상구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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