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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37

미술관에 간 클클샘

시대의 얼굴, 시대의 음악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요즘 전시 중인

 “시대의 얼굴”-세잌스피어에서 에드시런까지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은 가까운 곳이라 좋은 전시가 있을 때 마다 관람하러 가려고 하지만 일상 생활에 얽매이며 허덕거리며 살다보니  마음만큼 쉽지는 않네요.

이번 전시는 국립 중앙 박물관과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이 함께 준비한 전시로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이 간직한 세계적 컬렉션 중 76점을 선별하여 500년의 역사의 시간 속에  시대의 흐름과 문화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의 초상화를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을 바라보면서 시대가 보이고 그림속의 주인공을  현재로 초대하여 마주 할 수 있었어요.


저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핸드폰으로 셀카도 종종 찍고 맛난 음식 사진이며

자연 풍경과 이쁜 공간등  찍사를 자칭하며 찍는데요. 가끔 핸드폰에 저장된 앨범 사진첩을 뒤적거리면   그 때 감정들이 고스란히 간직된 채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추억들은 현재를 잘 살게 하는 기쁨이 될 수도 있지요


명성을 누리며 지금까지 이름을 남긴 사람들 ,

권력과 재력으로 세상을 호령했던  사람들,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기쁨과 상실을 느끼며 세상을 사는 사람들 의 모습들을 통해 지금의 내모습을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음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음악 속에 역사의  모습들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에도 음악에도 그 시대의 역사를 읽어 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제가 이번 전시에서  좋아하고 감명 받았던 두 분의 얼굴과 함께 음악을 감상해 볼까요?     



 1.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 & 본  윌리엄스 그린슬리브즈 환상곡     



절대 왕권주의의 역사 속에 왕이란  막강한 힘을 지닌 절대권력이었죠.

지금은 하나의 상징으로 왕권이 유지되고 있는 세계 속이 여러나라가 있습니다.

 특히 영국의 왕가 패밀리의 이야기는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영국인의  위엄과 자존심을 나타내는 왕가는 여전히 세계에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의 여왕은 즉위 70년, 94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입니다.

오랫동안 영국 권위의 상징이 되고 있는데요.

1558년-1603년 영국은  튜더왕조의 마지막 군주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재임했고  대영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굳건하고 강력한 토대와 힘을 만들어주었죠.

결혼도 하지 않으며  국가의 위상을 확립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고 최고의 권력자로 우뚝 서게 되었어요.

이번 전시의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에서도  당당하고 기품이 넘치며 위엄이 느껴졌고요.

 목과 손목 부위에 장식된 하얀 레이스로 순결함을 상징하며  감히 따라 갈 수 없는 경지의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그럼,이 시대에 불러지고 연주되었던 음악은 어떤것이었을까 ? 궁금해집니다


16세기 경  금을 찾아  채굴하기 위해 금광에서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불렀던 노래가 있어요 .

 바로 “그린 슬리브즈”입니다.

아주 서정적이고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티없이 맑은  노래입니다.


영국의 민속음악들을 수집하여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나라의 고유의 민족성을 표출한 영국의 민족주의 작곡가 본 윌리엄스 (1872-1958)가 그린슬리브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을 작곡합니다.

순수하고 감정을 머금고 있는 노래 선율이 관현악의 풍요로운 색채가 입혀져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곡인데요.

세계를 호령했던 그 당시 최고 권력자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얼굴을 마주하며 서민들이 즐겨 불렀던 민요의 선율들을 감상하니 제가 그 시대의 영국인이 된 듯 하네요.


그 시대를 살았다면  저는 거리의 악사였겠죠?

 그때도 음악으로 행복한..^^     


2. 메리 시콜 의 초상화 & 파니 멘델스죤 “6개의 멜로디      


영국의 초상화 76점의 작품 속에 유난히 사이즈도 작고 특이한 한점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메리 시콜 (1805-1881)” 이었는데요.

초상화 속 그녀는 검은 피부의 흑인이었고 가슴에는 세 개의 훈장이 있었습니다.

스콜틀랜드 아버지와 자메이카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으로 어려서부터 어머니께 민간요법인  약초치료와 의학기술들을 배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병원에서 일을 했는데요.

 크림전쟁이 발발하고 영국 런던으로 건너 가서 의료진으로 전쟁의 부상자를 돕겠다고 했으나 피부가 검은 이유만으로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회의 편견과 부당함에도 굴하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의 돈으로 간호원을 차리고  전쟁의 부상으로 죽음을 넘나드는 병사들을 간호하며 인생을 바친 인물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소명으로 생각하여 기꺼이 내어놓은 삶을 산 여성인데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알아주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은 절대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그녀의 용기가 대단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자존감을 세울 수 없는 세상에서 끝까지

자신을 잃어 버리지 않고 살았던 클래식 여성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파니 멘델스죤(1805-1847)입니다.

우리가 파니 멘델스죤은 몰라도 펠릭스 멘델스죤은 잘 알죠 .

바로 그의 누나입니다.

13살 때부터 음악적 두각을 나타내어 동생인 펠릭스 못지않는 음악적 역량을 보였지만  공개적으로 연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악가로 활동하는 것이 인정되지않는 사회를 살았지요.

 그 이유는 여성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분위기는 귀족집안의 여성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 잘 해서 남편을 잘 보필하고 자녀들을 낳고  잘 기르며  교육하는 것이었죠.

가장 바람직한 여성상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동생못지 않는 작곡실력도 보였으나 자신의 이름으로는 감히 출판 조차 할 수 없었지요.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  딸의 꿈이 꺽여지는 것이 안타까워  하며 동생 펠릭스 작품이 출판될 때  파니 작품을 그 사이에 껴서 세상에 나오게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음악가로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던 그녀는 다행히  그녀의 꿈을 응원해주는 남편을 만나게 되고  남편의 지지로 자신의 집에서 사람들을 초대해 자신의 작곡한 곡들을 선보이고 한달에 한번은 연주회를 기획하여 시민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하는  콘서트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감을 얻은 파니는  40살 에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출판하게 되죠.

 꿈을 드디어 제대로  펼치나  했지만 2년 후 4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또 다른 나날을 기대 한다. 나는 온전히 나만의 행복에 빠져 있다 ”

- 파니 멘델스죤의 일기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맞선 두명의 여성들을 바라보면서 내 자신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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