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포의 꾀에 넘어간 며느리
예전에 한집에 홀아비 시아버지와 과부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손포라는 이름의 하인이 하나 있었다. 사돈 제사가 가까워오자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려고 하는데, 물을 건너야 하니 혼자는 못 보내겠고, 자기가 같이 가자니 손포에게 집을 맡기고 가기가 영 미덥지 않았고, 손포를 딸려 보내자니 며느리가 위험할 것 같았다. 시아버지가 생각 끝에 손포를 불러 씹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손포는 짐짓 빗자루를 들고 이것이냐고 하였다. 시아버지는 손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며느리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며느리와 손포는 시아버지가 준비해 준 이바지를 갖고 길을 떠났다. 강가에 다다르고 보니 전날 비가 와서 물이 불어 있었다. 며느리는 내일 가자고 했는데, 손포는 오늘 가야 음식을 제대로 대접할 수 있다며 아랫도리를 벗고 물을 건너면 된다고 하였다. 손포가 먼저 홀딱 벗고 앞장서자 며느리도 어쩔 수 없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뒤따랐다. 손포는 며느리가 잘 건너게 도와주다가 걷어 올린 치맛자락 사이로 얼핏 보이는 성기를 가리키며 그것이 무엇이냐고 하였다. 며느리는 도둑놈 잡는 소굴이라고 대답하였다. 강을 무사히 건넌 뒤 손포는 똥 누고 오겠다고 저쪽으로 갔다. 손포는 자기 거시기에 상투를 묶은 뒤 며느리에게 가서 자기 상투가 없어졌다며 난리를 쳤다. 며느리가 잘 찾아보라고 하니, 손포가 윗도리, 아랫도리를 벗어부치더니 “아이고, 내 상투를 도둑놈이 쓰고 있구나.” 하고는 이놈을 도둑놈 잡는 소굴에 잡아넣어야 한다면서 며느리를 덮쳤다. 그렇게 하여 둘이 잘 살았다. [한국구비문학대계] 6-7, 81-82면, 장산면 설화33, 손포의 꾀에 넘어간 며느리, 정금자(여,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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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러면 그냥 그렇게 잘 살아야죠. 자고로 과부는 머슴이 덮쳐줘야...ㅋ 아주 오래 전 일본영화였던 것 같은데 여자 성기에 이빨이 달려 있어서 남자들을 잡아먹는 내용이 있었어요. 아마 부천영화제에서 봤던 것 같은데 처음 봤을 땐 엄청 충격 먹었죠. 알고 보니 이빨 달린 여자 성기는 오래된 상징이더라고요. 'vagina dentata'라던데요. 위 이야기는 그런 상징과는 상관없이 음흉한 머슴이 과부 덮쳐서 어쩔 수 없이 살림 차리고 살았단 것이고요. 이런 종류 이야기에는 도덕적, 법률적 판단 같은 거 개입하지 않는다는 건 이제 아시죠? 오히려 성에 솔직하고 그게 사는 거라는 식의 자유분방한 사고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할 거예요. 그러나 아직은 남성 중심의 시각이 있다면 이빨 달린 여자 성기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에서는 남자들의 거세 공포를 자극하면서 여성의 성적 주체성, 결정권 등이 좀 더 강조되기도 한다네요. 남성의 욕망이 성공하는 위 이야기와, 남성의 욕망이 여성에 의해 거세당하는 이야기, 그 대비도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