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85 맞는 결

2026. 3. 25.

by 미스 프레드릭

몇 주 전부터 준비해 오던 일을 무사히 마쳤다.

외국 손님을 맞아, 간단히 부서 투어를 시켜주고

미팅을 가지는 행사였다.


어제오늘, 손님들에게 낼 다과를 준비하고

어떻게 다과를 세팅할지, 동선은 어떻게 할지를 정했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대화도 즐겁고

하나하나 같이 행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평소처럼 겉도는 느낌이 아니라 나도 온전히 이 일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다.


일도 이렇게 즐겁게 할 수 있는데...

나의 주 업무가 아니라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행사가 즐거웠던 것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던 게 더 즐거웠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삶에 있어서 '결'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야 즐겁다.

결이 맞는 일을 해야 즐겁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내가 본 책, 영화, 내가 만난 사람들이

나의 결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은 내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진 것이라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맞지 않는 결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마찰이 생긴다.


돈 받고 하는 일이다 보니 내 결에 따라 일을 고를 수 없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

그래도 정말 가끔은 나의 결에 딱 맞는 일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요 며칠간이 나에게는 그랬다.

행사가 끝난 후 나는 원래의 일로 돌아왔지만

다시 결 맞는 사람들과 결 맞는 일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온전히 나의 결에 따라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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