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86 침묵 수업

2026. 3. 26.

by 미스 프레드릭

우연히 '침묵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신청했다. 그냥 조용히 하고 있으면 되는 건가.

2시간씩 4회기 동안 진행되는 수업인데 계속 침묵만 하나?

가만히 있는 것도 쉽지 않은데... 괜찮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과

아무렴 어때라는 반쯤은 내려놓는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생각은 나의 욕구를 채워, 나를 행복하게 해 주려는 비서다.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까지,

모두 채우기 위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생각 없이도 충분히 행복해진다.

자연 속에 파묻힐 때, 좋은 음악을 들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온전히 몰입하고, 또 행복하다.


객관적 세계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 대상에 대해 내 생각이 생겨나고, 생각에 대한 감정이 느껴지면

나의 '주관적 세계'가 된다.

그로 인해 기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한 것이다.

침묵은 내 생각의 주도권을 내가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각은 과거, 미래를 향하고 있고, 몸은 현재에 있다.

그래서 방황하는 생각을 몸에 다시 가져오는 방법을 연습했다.


여전히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고

오만가지 생각들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관심 없어' '모르겠어'라고 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한편에 치워두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나도 내 생각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까.

내 생각의 주도권을 빼앗겨, 감정이라는 큰 파도에

나라는 작은 배가 침몰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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