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24.
상담을 끝내고 나오면 언제나 눈물이 난다.
이야기가 깊어지다 보면 내 마음속의 바닥까지 가게 되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들에 대해 선생님께 얘기한다.
나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말로 확인하는 게
성과라면 성과지만, 그 어둡고 추한 모습을 확인하는 건 괴롭다.
선생님이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면 나는 종종 눈을 피한다.
내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다.
내 마음이 부끄럽다.
하지만 내가 온 곳은 병원이다.
아픈 부위를 솔직하게 잘 설명해야 조금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다.
상담 중 얼마간의 정적이 흘렀고, 선생님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물으셨다.
내 삶이... 나 자신이... 참 피곤하다.라고 말씀드렸다.
이렇게 복잡하고 알쏭달쏭한 마음을 가진 내가 너무 피곤하다.
내 뇌는 어찌하여 이렇게 생겨먹게 된 걸까.
이러자고 상담을 받은 건 아니지만, 결국 원망과 비난의 화살은 나를 향한다.
지금 당장은 그거 말고는 방법이 없다.
집으로 돌아오니 짝꿍이 반겨준다.
어쩌자고 내 짝꿍은 이렇게 흠이 많은 나를 좋아하는 걸까.
이 생각을 하니 또 눈물이 흐른다.
내 눈물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짝꿍.
여전히 눈물은 나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내 안에 가득하지만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글 쓰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