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92 그래도 좀 홀가분한 기분

2026. 4. 1.

by 미스 프레드릭

어제 상담을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약물치료를 권하셨다.

지금 나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것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셨다.

낮은 자존감, 도덕적 무결성, 높은 자기 기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혐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 보다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그리고 슬퍼 보이는 내 얼굴.

항우울제가 그걸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나도 공감하는 바다.

좀 더 밝고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게 약이라면 얼마든 먹을 의지가 있다.

하지만... 짝꿍과 나는 더 늦어지기 전에 아이 갖는 것을 시도해 보기로 한 상태라

약을 먹는 게 꺼려진다.

선생님도 그럼 임신과 출산 이후에라도 약을 먹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하셨다.


보통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 더 슬픈 기분이 많이 들었다.

내 마음속 어둡고 음침한 곳을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들여다 보고는

내가 너무 못난 사람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흠이 많은 사람 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쩌면 요 몇 주간 내가 느껴온 괴로운 마음상태는

온전한 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아픈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서'...라는 자책은 조금 줄어든 것 같다.

그나마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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