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1.
어제 상담을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약물치료를 권하셨다.
지금 나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것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셨다.
낮은 자존감, 도덕적 무결성, 높은 자기 기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혐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 보다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그리고 슬퍼 보이는 내 얼굴.
항우울제가 그걸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나도 공감하는 바다.
좀 더 밝고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게 약이라면 얼마든 먹을 의지가 있다.
하지만... 짝꿍과 나는 더 늦어지기 전에 아이 갖는 것을 시도해 보기로 한 상태라
약을 먹는 게 꺼려진다.
선생님도 그럼 임신과 출산 이후에라도 약을 먹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하셨다.
보통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 더 슬픈 기분이 많이 들었다.
내 마음속 어둡고 음침한 곳을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들여다 보고는
내가 너무 못난 사람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흠이 많은 사람 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쩌면 요 몇 주간 내가 느껴온 괴로운 마음상태는
온전한 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아픈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서'...라는 자책은 조금 줄어든 것 같다.
그나마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