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7.
나는 새벽시간을 좋아한다.
얼마 전 '조용하지만 강한 사람들'(성유미 지음)이라는 책을 읽고 많이 공감했는데,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시간(이것도 어쨌든 새벽에 가깝군)을 좋아하는 것도 내향인의 특징이라고 한다.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라 그렇다고 한다.
매우 공감하고 나 또한 그렇다.
나는 보통 오전 5시 40분쯤 일어난다.
일어나서 유산균을 먹고 물 한잔 마신다.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마치고 나오는 시간은 보통 6시 40분.
가을, 겨울에는 아직 캄캄한 시간이다.
회사에 도착하면 보통 7시 30 ~ 40분 정도가 된다.
이렇게 빨리 출근을 하는 이유는 일단, 지하철이 그나마 덜 붐비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대의 서울 지하철 3호선은 끔찍하다.
출근하기도 전에 이미 내 에너지를 다 뺏기는 기분이다.
이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5번 중 3번은 앉아올 수 있다.
잠깐이라도 꾸벅꾸벅 조는 쪽잠이 참 달다.
나는 새벽시간에 뭔가 하기를 좋아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드립 커피를 내리고 책을 읽는다.
새벽 시간에는 집중이 잘 된다. 이번 겨울에 책을 많이 읽은 건 이 새벽시간 덕분이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혼자 있는 그 기분이 참 좋다.
저녁에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새벽 시간에는 내가 시간의 주인이 된 것 같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하고 맑은 시간에 가장 순수하고 생기 있는 나의 에너지를 쓸 수 있어서 좋다.
가끔 동료들이 예기치 않게 일찍 출근을 하면 아쉽다.
고요한 시간을 좀 더 즐기고 싶은데...
한 참 새벽시간에 꽂혀 있을 때는, 4시 30분에 일어나기도 했다.
그때는 혼자 살기도 했고,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참 쓸쓸해져서 빨리 자버렸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책도 읽고 자격증 공부도 했다.
그 시절에 나는 심적으로 참 힘들었는데(내 인생에서 심적으로 안 힘든 때가 있었겠냐마는)
새벽시간이 나를 붙잡아 줬던 것 같다.
평일에는 일찍 잠에 든다. (금요일 제외)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였기 때문에 밤 10시 30분 정도가 되면 졸린다.
침대에 눕자마자 거의 바로 잠든다.
나는 꽤 예민한 사람이지만 불면증 때문에 고생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으니 참 다행이다.
평일에는 저녁 시간의 설렘보다는 다음날 새벽이 다가올 것에 더 설레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충분히 괜찮다.
어두운 건 매 한 가지지만, 저녁시간은 왠지 분주하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리는 시간이라서 그럴까.
새벽에 누리는 시간은 일찍 일어난 소수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권 같다.
가을, 겨울에는 퇴근 무렵에도 이미 하늘이 컴컴하다.
어둠을 열면서 출근을 했다가 어둠을 닫으면서 퇴근하는 것 같다.
우리 집은 산 바로 뒤에 있어서 베란다에서 보는 산 뷰가 참 멋있다.
한참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주말 아침에 베란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아름 다운 풍경을 이제야 보다니...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는 법...
가을, 겨울의 풍경은 다른 곳에서 즐기더라도 나의 새벽은 포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