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0 요가와 나

2026. 1. 8.

by 미스 프레드릭

여전히 초보 같은 몸짓이지만, 나는 몇 년째 요가를 해오고 있다.

나와 요가의 인연은 약 20년 전 시작됐다.

허리 시술을 받고 재활 목적으로 요가를 시작했다.

(그때는 스트레칭 위주의 동작들이 많았다. 요가 바지도 펄럭이는 나팔바지가 대세였다.)

다행히 요가가 잘 맞아서 몸도 많이 좋아졌다.

그 후로도 휴식기들을 가져가며(내가 뭐라고 휴식기를...) 드문 드문 요가를 해왔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끌린다.

한 때 요가와 명상에도 깊이 심취했었다.

전국으로 요가&명상&싱잉볼 트립을 다니기도 하고, 크리스털 싱잉볼에 반해 거금을 들여 크리스털 싱잉볼 세트를 사기도 했다. (몇 년 전 당근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줬다.)

헤르메스학, 인도의 고대의학인 아유르베다를 공부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냥 '요가'만 한다.


긴 시간을 요가 나일론 수강생으로 살아오며, 요가에 대한 나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주 5회 요가를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주 2회가 적당한 것 같다.

예전에는 아쉬탕가(아크로바틱 같이 몸을 많이 쓰는 요가)에 욕심을 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하타(하나의 동작을 오래 유지하는 류의 요가) 요가가 잘 맞는 것 같다.

옆사람의 성취 정도보다는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한다.

머리서기는 못해도 상관없다.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 하려고 한다.

좀 더 될 거 같으면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본다.

그 정도가 좋다.


오늘도 요가 수업을 듣고 왔다.

아기가 기는 것 같은 자세에서 시작해 약 한 시간을 비틀고 늘려 뼈와 근육을 바로 맞추는 수련을 했다.

요가를 하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다리가 찢어질 거 같아. 더 이상 못 버티겠어. 목이 아파. 어깨가 아파. 그만하고 싶어.


이런 마음의 소리가 불쑥불쑥 올라오지만 참는 건 또 내가 잘하기 때문에 참고 있다.

최대한 '내가 아픔을 느끼고 있구나.' '내가 이 동작은 이래서 힘들구나'라고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인상을 쓰고 이가 앙 다물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선생님의 말을 따라 몸을 움직이고, 내 몸에 집중해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것이 즐겁다.

고통스럽지만 즐거운 것도 있는 것이다.

내가 요가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요가가 아니라면 내가 내 몸의 구석구석을 이렇게 잘 알 수 있었을까?

각 부위별로 미세하게 다른 고통을 알기 어려웠을 거다.


마지막은 사바아사나.

이걸 하기 위해 이렇게 힘든 시간을 지나왔나 싶다.

몸의 모든 긴장을 풀고 완전히 이완된 상태.

문득, 매일이 요가 수련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나 활동을 하고(요가 수련_대부분 고통스러움), 잠자리에 드는 것(사바 아사나).


오늘과 내일의 수련이 다르듯이 오늘과 내일의 삶은 엄연히 다르다.

한 시간 동안 내 몸에 온전히 집중해서 하나의 동작을 조심스럽게 완성해 가듯이,

내 하루도 집중해서 소중히 완성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내일도 이 생각이 계속 유지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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