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 심호흡

2026. 1. 6.

by 미스 프레드릭

회사 복지 중에 심리상담을 일정 횟수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덕분에 심리상담을 종종 받아왔다.


상담 선생님께 가끔 감정이 북받치면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럴 때는 심호흡을 하라고 했다.

최대한 따라서 하려고 하는데, 이게 화가 나는 일에는 적용이 좀 되다가도

분하거나 (화가 나는 것과 분한 것은 차이가 있다.) 억울하거나 슬플 때는 적용이 힘들다.


오늘이 좀 그런 날이었다.

어떤 문제 때문에 동료랑 신경을 세워서 얘기를 했는데 (결국 얻어 낸 것은 없었다.)

그게 너무 분했다.

사실 정말 별게 아니었는데...


요즘의 내 심리가 불안정해서 그런지 눈물이 났다.

다행히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서 황급히 화장실로 피하지는 않아도 됐다.

한 번 터진 눈물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

심호흡을 크게 여러 번 했지만 오늘 느낀 감정이 '분함'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쉬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다.


대충 눈물을 닦고 점심을 먹으러 혼자 나섰다.

같은 팀 사람들은 다 같이 칼국수를 먹으러 가고 나만 혼자 밥 먹으러 갔다.

같이 가도 되는데... 팀 사람들이랑 있는 게 그다지 즐겁지 않아서 가지 않았다.

나의 선택이었고, 혼자 밥 먹는 게 훨씬 편한데...

이런 나의 성향에 나도 가끔은 지친다.

함께 있으면 불편하고, 혼자 있자니 외롭고... 뭘 어쩌란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계속 심호흡을 하면서 걸었다.

다행히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밥을 먹으니 요동치던 감정이 가라앉았다.

근처 도서관에 가서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찰리 맥커시 지음)이라는 그림책을 읽었다.

어제 같은 작가의 '언제나 기억해'를 읽었는데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다.

'소년과...'는 '언제나 기억해'의 전편이다.

길 잃은 소년이 두더지, 여우, 말을 만나 집을 찾는 여정을 함께하는 참 따뜻한 이야기다.


우리가 어떤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유야.

- 두더지가 말했어요.


삶은 힘겹지만 넌 사랑받고 있어.


이 두 문장이 나를 가만히 안아주는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고 감정적일까.

항상 강한 척하면서 살아왔는데 왜 이렇게 작은 '툭' 건드림에도 무너지는 걸까.

요즘 내 기분을 나도 잘 모르겠다.

이런 약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한다.


부디 저를 가엾이 여겨주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 주소서...

믿지도 않는 신에게 가만히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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