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16.
우리 회사에는 이상한 전통이 있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는 선배가 밥을 산다.
후배들과 밥을 먹고 싶어도 내가 밥을 사지 않으면 자리를 마련할 수 없다.
이게 나는 참 이상하다.
그리고 부담스럽다.
내향인인 나라도 회사 생활 하면서 가끔 점심도 같이 먹고, 저녁도 함께 먹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내가 제일 선배인 경우,
내가 사야지만 그 만남이 성사된다.
이상하지 않은가?
선배니깐 밥을 한 번은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게 계속된다면...
그래야지만 만남이 이어질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어떻게 보는 게 맞을까.
내가 선배와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번 얻어먹었으면 다음엔 내가 사고 싶다.
아니면 적어도 더치페이정도는 하고 싶다.
계속 얻어먹는 건 나도 불편하다.
그래서 친한 선배에게는 대놓고 따로 내자고도 했다.
요즘은 세대가 바뀌면서 선배가 밥을 사면 커피는 후배가 사고하는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일방적으로 주고 일방적으로 받는 건 부담스럽고 꺼려진다.
그래서 내가 회사사람들과 자리를 잘 마련하지 않나 보다.
남편 용돈은 40만 원 주면서 나는 밥 먹는데 몇만 원씩이나 들이면 그건 좀 미안하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맘껏 밥을 사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나는 가끔 헷갈린다. 이건 내가 풍족해지면 해결될 문제인지. 아니면 나의 가치의 문제인지. 내가 쪼잔한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