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소리 나는 부산의 MZ세대

그들을 응원합니다

by 아이만 셋


금정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다양성에 대한 웹진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양성과 글쓰기에 대해 배우고, 글을 쓰고 나면, 합평과 감평의 기회가 주어진다. 내 자녀 또래의 젊은이들과 함께 한 번에 2시간, 7번 정도의 모임을 가졌었다. 나이 차이가 너무 나서 조금 망설였지만, 그들과 함께하다 보면 내 아이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그냥 참석했다.

다양성이라 하면 나는 다문화를 떠올린다. 그리고 소수자라 하면 성소수자를 먼저 생각한다. 다양성이 얼마나 많은 것을 내포하는지, 소수자라 하면 또 얼마나 다양하게 존재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만 하더라도 소수자이다. 내가 소수자라고 한 번도 여긴 적이 없는데 말이다. 내가 가진 정체성을 찾아보면 나는 사별한 독신, 50대 후반 동양 여자, 뇌출혈 경험이 있고,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빼내는 shunt valve라는 기계가 오른쪽 귀 뒤에 있다. 이렇게 따지면 나는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이다. 미디어가 던져주는 대로 다양성에 대해 비판 없이 받아들이다 보니 좁은 시각으로 편견을 갖고 있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은연중에 혹은 노골적으로 차별을 하게 된다. 나의 사고와 가치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한 후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함을 배웠다. 매체의 발전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문화 다양성과 소수자에 대한 시선을 올바르게 가지기란 힘들어 보였다.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항상 배움을 통해 의식이 깨어있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안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찾는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주체적인 삶을 산 적이 없는 나 자신을 보았다. 결혼 전에는 부모가 보여주는 세상을 보고, 결혼 후에는 남편이 보여주는 세상을 보고 살았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남편이 하자는 대로 그저 따르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제는 내가 결정하고,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내가 져야 한다. 사회초년생인 나는 주체적인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이 매우 두렵다. 소비 지향적인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경제 활동을 하고 싶다. 내 또래의 대부분은 은퇴 후의 삶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데 나는 뒷북을 치고 있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정체성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나와는 달리 함께 참여한 젊은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너의 꿈을 응원해’ 하면서도 그 꿈이 제도권 속에 있기를 바라고, 직장의 선택 기준으로 ‘너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하면서도 연봉을 비교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젊은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흐뭇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마다하고 자신의 다양성을 계발하여 ‘N잡러’를 꿈꾸고 있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고정적인 수입은 보장할 수 없지만 즐겁게 일을 하는 것 같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내가 만난 MZ세대는 매체에서 다루는 MZ세대와는 사뭇 다른 친구들이다. 예의 바르고, 똑똑하며, 부산을 사랑하고 자신이 속한 지역을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애향심이 가득한 보물 같은 사람들이다. 많은 청년이 일자리가 없어 떠나고, 출산율은 0.7대로 떨어지고 있는 우리 부산은 이 청년들을 어떻게든 품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 부산, 활기찬 부산, 희망의 부산이 되지 않을까? MZ세대들과 함께한 이 프로그램이 나에게는 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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