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퇴사하겠습니다.
“나... 공무원 그만두려고.”
이 말을 꺼내기까지 5년이 넘게 걸렸다.
말 한마디였지만, 내 안에서는 수백 번을 맴돌았다.
결국 나는, 나를 위해 ‘퇴사’를 택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힘든 시험 붙었는데 왜?”
“연금은 받고 나오지 그랬어.”
“집이 잘 사나?”
슬쩍 떠보는 사람들,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들,
용기 있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까지.
주변의 반응은 다양했고, 어쩌면 나는 그 반응까지도
어느 정도는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사발령 공문이 올라오던 날,
항상 남의 면직을 보며 부러워하던 나는
드디어 내 이름 옆에 적힌 네 글자, ‘의원면직’을 마주했다.
‘아... 이제 진짜 끝이구나.’
그토록 바랐던 날인데,
막상 그 순간이 오니 해방감보다도
묘한 씁쓸함이 먼저 찾아왔다.
이 낯설고도 이상한 기분, 다들 느껴봤을까?
출구를 찾아내고도 잠시 멍해지는 그런 순간...
그날 밤, 남편과 소소하게 자축(?)을 했다.
오랜만에 마음 편히 웃으며 그동안의 소감을 나누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함께 이야기했다.
이제 내 인생은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달리는 길에서 빠져나와
아무도 걷지 않는 샛길로 들어섰다.
되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불안과 기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 감정은,
묘하게 무겁고, 또 이상하게 괜찮았다.
어쩌면 지금 내가 마주한 이 낯섦이야말로
내가 진짜 살아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