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씨앗을 믿어주세요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라면 한 번쯤은 어떻게 하면 좋은 콘텐츠를 만들까? 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좋은 콘텐츠를 오랫동안 지속하며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콘텐츠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생긴 질문을 이번 글에서 나누어 보려고 한다.
콘텐츠 생산에 있어 꼭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콘텐츠 초심자들의 콘텐츠 시작 단계는 막막하고 힘겨운 시간이 되기 마련이다. 반응 없이 고요한 가게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장님들이 얼마나 있을까? 텅 빈 가게를 바라보며 지속을 고민하게 된다. 콘텐츠 생산자들도 자영업자와 비슷한 고민을 한다. 여러 고민들 중 하나를 이야기해보자.
이 콘텐츠가 될까?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확신을 갖고 시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나하나 콘텐츠를 열정을 쏟아 만들어 내며 “이제 시작인데 괜찮아!….” 하며 반응 없는 현실을 애써 넘기는 순간이 얼마나 많을까? 내 콘텐츠가 소위 말하는 떡상 콘텐츠가 되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런 기회를 갖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한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 콘텐츠가 될까?’ 하는 의심의 올라오게 된다. 반응 없는 콘텐츠를 바라보는 나의 자신감은 어느새 형체도 알 수 없게 쪼그라들고, 어느새 자존감까지 바닥으로 내려앉는다. 내가 만드는 콘텐츠는 사람들이 보기나 하는 건지…
생각을 한번 뒤집어 보자.
반응이 없어 힘든 것이 아니라, 효율성을 따지고 있는 것 아닐까?
‘이 콘텐츠가 될까?’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가 들인 시간, 노력, 에너지가 보상되고 있는지, 앞으로 내가 시간과 에너지를 더 쏟아도 될 것인지를 계산해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나의 콘텐츠만 만들어서 한 번의 반응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이런 경우가 얼마나 될까? 과연 몇 개의 콘텐츠를 만들고, 얼마큼의 반응을 얻어야 '이 콘텐츠는 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싹이 나기 전까지의 암흑의 시간을 <콘텐츠 가드닝>의 저자 서민규 작가는 “잠복 생산기”라고 말한다. 성장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 하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 작가가 말하는 잠복 생산 기이다. 아직 콘텐츠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제되지 않은 메모와 영감, 사고의 확장의 단계이다. 콘텐츠의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다. 콘텐츠를 이제 구체화해가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시간, 그 시간도 잠복 생산기에 해당한다. 콘텐츠의 뿌리를 내리고, 이제 막 하나씩 만들어가는 그 시간. 대부분의 콘텐츠 창작자들이 포기하게 되는 잠복 생산 기를 버티지 못하고 멈추거나 그만두게 된다. 그 이유는 반응의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 성에 있지 않을까? 내가 만들어가는 콘텐츠가 잘 될 것이라는 믿음도 잠시 어느새 불확실한 미래가 다가와 지속할 힘을 빼앗아 간다. 힘을 잃은 우리는 멈추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어떻게 사라지지 않고 콘텐츠를 이어나갈까?
나의 씨앗을 찾고 그것을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했다면 나의 가능성을 더 믿고 지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불확실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것이 엄청나게 두려웠다면 아직도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작을 했다면 그것 만으로도 유의미하다.
내가 신중히 골라낸 나의 씨앗을 믿고 부지런히 물을 주고 뿌리내리는 시간을 지켜 주어야 한다. 나도 나를 믿지 못하는데 누가 나의 가능성을 믿어 줄까? 나를 믿는 믿음. 나의 씨앗을 믿는 믿음이 선행되어야 내가 생산하는 콘텐츠도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콘텐츠 생산을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내가 가진 씨앗을 고르고 골랐다는 의미이다. 나의 콘텐츠가 힘을 얻고 싹을 틔울 때까지 뿌리내리는 시간을 불확실성에 넘어지지 말고, 혹은 넘어졌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 지속해 보자. 임계점에 넘어서고 나면 어느새 이 시간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에피소드 가득한 시간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