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옥미 Mar 07. 2023

누굴 위한 경고인가?

난 왜 불편할까?



"떨어지면 죽습니다."

책방 출근길에 늘 보는 경고문이다.


아파트 바로 앞에 복합상가 건물이 공사하고 있다. 제법 진척돼서 고개를 올려봐야 공사 중인 꼭대기를 볼 수 있다.


한자를 반 밖에 못 읽겠다. 알았던 한자도 긴가민가 까먹고, 감으로 때려 맞춰야 한다. 일단 떨어지면 죽는다는 말이다.


매일 지나가며 읽는 글인데 늘 마음 한 켠이 씁쓸한 듯 냉소를 머금고 입가 한쪽만 올라간다.

"떨어지면 죽는 거 다 알아!"

올라 간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할 문구가 아닌가?

Fence 밖 지나가는 사람 눈에 크게 보이는 그 경고문이 왜 불편한가 모르겠다.


말하고 싶은 대상이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쓸데없이 떠드는 것 같다. 꼭 나같이...


알지도 못하는 은유와 비유를 담아서 알아챌까 전전긍긍하며 과장된 액션으로 덤벙덤벙하는 모습이랄까?


이것뿐일까?

계속 질문은 이어지고 이 불편감의 원인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오늘 출근할 때 눈 감고 지나갈까?


매거진의 이전글 내일 만나~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