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이미지 워프

by 조성민 바리스타

1-4 이미지 워프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잘 되면 나는 그다음에 무엇을 할까?’

지혁은 강쌤의 질문을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강쌤은 조용히 지혁의 대답을 기다렸다.

“만약 지금 이 카페가 잘 되면 저는 다른 매장을 하나 더 낼꺼 같아요.”

“그래? 그럼 그 매장도 더 잘되면 그 다음에는 뭐를 할꺼 같어?”

“그 매장도 잘되면.. 또 하나 더 내겠죠. 그렇게 4개 정도 가게를 운영해볼꺼 같아요.”

“좋네. 그렇게 4개의 가게를 만들었는데 그것도 너무 잘되면 그 다음에는 뭐를 할꺼 같어?”

“음.. 그 4개가 너무 잘되면 그 다음에는 큰 카페를 해볼 것 같아요. 300평 정도 공간이 있는 유치원이나 학교 같은 건물 같은 것을 경매로 사서요. 랜드마크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 그리고 그 랜드마크도 너무 잘 되면 그 다음에는 뭐를 할꺼 같어?”

“랜드마크도 너무 잘 되면요? 음..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해봤어요.”

“생각을 해보자.”

“그것도 잘되면 빌딩을 사겠죠.”

“빌딩을 산 다음에는?”

“월세를 받으면서 여행을 다닐꺼 같아요.”

“여행을 다 다녀오고 난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음.. 아마 카페에 앉아서 책을 써볼꺼 같아요. 전부터 작가가 꿈이었거든요. 그때쯤 되면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책도 너무 잘되면?”

“책도 너무 잘되면요? 그럼 강의 다니고, 또 다른 책을 쓰겠죠?”

“그 다음에는?”

“그 다음도 비슷할꺼 같아요. 카페 운영하고, 책 쓰고, 여행 다니고 사는거죠.”

“그래. 좋네.”


강쌤은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가방에서 종이를 한 장과 펜 하나를 꺼냈다.


“지혁. 영화 인터스텔라 봤어?”

“네. 우주여행하는 영화죠?”

“그래. 거기에 보면 100만 광년도 넘게 떨어진 별에 가는 방법이 나오는데 기억나?”


강쌤은 그 말을 하면서 종이 위에 2개의 점을 그렸다. 하나의 점에는 ‘지구’라고 썼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별에는 ‘100만 광년 떨어진 별’이라고 적었다.


“여기 지구에서 저기 별까지 가려면 100만 광년이나 걸리지. 그런데 영화에서 웜홀이 나타나면서 한 순간에 이 곳에서 저 곳으로 가는 장면이 있잖아.”


강쌤은 2개의 점이 찍혀 있는 종이를 구부린 후 지구라고 써있는 점과 100만광년 떨어진 별이라고 써있는 점을 맞닿게 하였다. 그런 다음 펜으로 구멍을 뚫었다.


“이렇게 하면 이 지구에서 저 별까지 한 순간에 갈 수 있는거지. 이 종이에 난 구멍을 웜홀이라고 하고 그 웜홀로 이동하는 것을 워프라고 하지”


지혁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강쌤이 하고 있는 말을 듣고 있었다.


“지혁. 우리의 인생과 꿈에도 워프가 필요하지 않을까?”

“워프요?”

“지혁. 우리가 어떤 꿈을 가지거나 원하는 것이 생기는 것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이미 나의 미래의 타임라인 어느 곳에서 이미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거야.”

“제가 원하는 것이 이미 미래에 어느 순간에 발생을 했다고요?”

“그렇지. 엄밀히 말하면 지혁이 그것을 생각하는 순간 동시에 미래에서 이루어지는 거지. 동시에 말이야. 지금 현실에서 어떤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나의 미래의 타임라인 어느 지점에서 바로 이루어지는 거야.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히11:1)’라는 말씀도 있잖아. 시간은 펼쳐져 있기 때문에 내가 어떤 것을 꿈꾸면 그것은 이미 완성된 모습으로 미래에 존재 하는거지. 반대로 미래에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내가 생각할 수 있을 수도 있고. 무엇이 먼저라고 할 수 없이 그것은 ‘동시에’ 일어나는거야.”

“제가 생각만해도 이미 이루어졌다고요? 그럼 지금 쌤이랑 이야기한 것들은 모두 이루어졌겠네요.”

“그렇지. 재미있는 것은 지혁이 나랑 대화하기 전까지는 그 미래의 지점을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는거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생각을 함으로 인해 지혁의 타임라인 어느 곳인가에는 분명 지금 말한 사건들이 이미 이루어졌을 거야.”


강쌤은 다시 새로운 종이를 꺼냈다. 그 다음에 아까와 동일하게 2개의 점을 찍었다. 한 점에는 ‘지구=현재’라고 적었다. 그리고 다른 한 점에는 ‘100만 광년 떨어진 별=랜드마크 카페 & 작가’라고 적었다. 그리고 두 점 사이에 하나의 선을 그렸다.


“지혁. 이 ‘지구=현재’라는 점에서 저기 있는 ‘100만 광년 떨어진 별=랜드마크 카페 & 작가’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지혁은 종이를 한 참 바라보았다. 랜드마크와 작가라.. 정말 100만 광년은 떨어진 기분이었다. 그만큼 꿈과 현실은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게요. 정말 100만 광년은 떨어진 기분이네요. 시간으로 치면 한 50년 걸리지 않을까요?”

“그래. 여기서 저기까지의 시간은 지혁이 생각하는대로 50년이 걸릴 수도 있고, 100년이 걸릴 수도 있겠지. 혹은 더 빨리 이루어져서 1년 혹은 3년만에 이루어 질 수도 있고 말야. 만약에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정으로 있다면 우리는 어떤 꿈이든 모두 이룰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우리가 가진 시간은 한정적이지. 대부분의 이들은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 그런데 재미있는건 어떤 이들은 평범을 넘어 비범, 아니 그것도 넘어서 정말 100만 광년이나 떨어진 별까지 가는 인생을 살아간다는거야. 생각해봐. 어떤 사람은 당대에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몇 천억, 몇 조를 벌기도 하잖아. 그럼 그 사람들과 우리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재능? 시간? 노력? 모두 아닐 거야. 그런 것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해.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이미 그것을 이룬 존재로 살아갔다는 거야. 그것을 이미 이룬 존재로 살아가는 것! 즉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명확하게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그 존재가 되는 것! 나는 그것이 바로 ‘이미지 워프’라고 생각해.”

“이미지 워프요? 처음 듣는 단어에요.”


강쌤은 다시 종이를 구부렸다. 그런 다음 ‘현재 점’과 ‘랜드마크 & 작가 점’을 맞닿게 하였다. 거기에 볼펜으로 구멍을 뚫었다.


“바로 이게 이미지 워프야!”

이전 04화1-3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되면 그다음에는?